문재인 대통령이 대선을 2주 앞두고 호남을 전격 방문했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재가동 협약식 참석을 명목으로 내걸었지만 야권은 “선거 개입”이라고 반발했다.
문 대통령은 24일 협약식에서 “군산조선소 재가동으로 전북 지역과 군산 경제가 살아날 것”이라며 “일자리가 회복되고 협력 업체, 기자재 업체도 다시 문을 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 이후 군산 경제를 살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군산조선소 정상화를 위해서도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며 “가장 시급한 과제인 전문·기능인력을 확보하고 원활한 물류를 돕겠다”고 약속했다.
야당은 “텃밭 표심을 챙기는 행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2016년 총선을 앞두고 박근혜 대통령이 대구, 부산 지역을 방문했을 때 더불어민주당은 명백한 선거 개입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며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린 것이 아니라면 동일 행동, 동일 기준 원칙에 따라 문 대통령의 군산 방문도 선거 개입이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선거에 개입하려는 의도를 버리고 공정하게 선거를 관리하라”고 촉구했다.
호남은 전통적으로 여당의 ‘텃밭’이지만 최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잇단 방문과 ‘광주 복합쇼핑몰 유치’ 등 공약 제시로 민심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번 대선에서 호남 지지율 30% 이상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이번 군산 방문에 대해 “민생경제를 챙기는 행보”라고 해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군산조선소 재가동 문제는 대통령이 오랫동안 걱정하고 염려한 문제”라며 “군산은 문 대통령에게 ‘아픈 손가락’”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군산 방문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지난해 2월 백신접종용 최소잔여형(LDS) 주사기 생산시설을 방문한 것이 마지막이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