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임박하면서 국제 상품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고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집트는 밀 가격 급등에 '비상'이 걸렸다. 이집트는 세계 최대 밀 수입국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상당량을 들여오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두 국가의 밀 수출량은 세계 공급량의 3분의 1에 달한다. 시장에선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로 공급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오전 한때 밀 가격은 연초 대비 9%까지 치솟았다.
에너지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러시아는 세계 2위 석유 수출국이자 최대 천연가스 수출국이다. 지난 22일 국제 유가의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지난 1월 4일 이후 21% 오른 배럴당 99.5달러까지 뛰었다. 7년 만의 최고가다.
천연가스 가격 상승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독일은 러시아 제재의 일환으로 천연가스관 '노르트스트림2' 사업을 중단했다. 이는 독일과 러시아를 잇는 천연가스관이다. 공사비 110억 달러의 절반을 러시아가 부담했다.
대규모 천연가스 수송관인 노르트스트림2가 사실상 막히면서 LNG 운반선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LNG 운반선 관련 기업의 주가도 덩달아 뛰었다. LNG 운반선에 올라가는 엔진을 제조하는 STX엔진은 23일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영향으로 금속 가격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2020년 기준으로 러시아는 세계 팔라듐 공급량의 43%를 생산하고 있다. 팔라듐은 자동차 매연저감장치 촉매로 쓰이는 금속이다. 올해 들어 팔라듐 가격은 거의 30% 올랐다. 러시아가 세계 공급량의 11%를 생산하는 니켈 가격은 16% 상승했다. 알루미늄과 구리는 러시아 생산량이 많은 금속은 아니지만, 비슷한 증가세를 보였다.
이코노미스트는 "서방이 러시아산 원자재 수입을 금지하는 제재를 가하지 않는 한 러시아는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라 막대한 수출 수익을 얻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