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겼던 숲·제방·하천길 연결…두발로 경기 한바퀴 돌아볼까

입력 2022-02-24 15:10
수정 2022-02-24 15:11
경기도 외곽 860㎞를 연결해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곳곳에 자리한 생태·문화·역사를 도보로 체험할 수 있는 ‘경기 둘레길’이 개통됐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답답함을 느끼던 도민들에게 그나마 힐링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해 위안이 되고 있다. 비대면으로 도내 구석구석을 도보로 여행하며 힐링할 수 있는 기회다. 경기둘레길이란 경기북부의 김포, 고양, 파주를 비롯 경기남부의 안성, 화성, 시흥, 부천 등 도내 외곽 15개 시군의 중간중간 끊겼던 숲길, 마을안길, 하천길, 제방길 등 기존 길을 연결해 경기 지역을 순환하는 도보 여행길이다. 이 길은 경기도비 3650억원과 15개 시군비 3267억원 등 총 6917억원이 투입됐다. 지난 2018년 11월 기본계획 수립 후 3년여 만인 2021년 11월 15일 60개 코스를 전면 개통했다.

도는 보행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면서 △도보나 대중교통으로 쉽게 접근 가능한 길 △다양한 볼거리와 경관변화가 있는 길 △끊기지 않고 연속적으로 보행이 가능한 길이라는 기본원칙에 따라 민간자문기구의 의견을 반영해 노선을 확정했다.



경기둘레길은 평화누리길, 숲길, 갯길, 물길 등 4개 권역별 테미로 조성됐다. 먼저 ‘평화누리길’은 김포 해안철책선을 걷는 길로 세계유일 분단국가의 현실을 마주한다. 선조들이 외세에 맞서 나라를 지키던 덕포진에서 잠시 쉬며 편안한 여정도 보낼 수 있다. 포천 중3리 마을회관 앞에서 강변을 향하는 농로인 ‘경기숲길’은 한탄강 비경 중 하나인 비둘기낭 곁을 통과한다. 하늘 높이 솟은 듯한 하늘다리를 건너며 보는 한탄강은 감탄을 자내기에 충분한 풍광이다. 또 가평 조종천을 따라 걷는 북한강은 청명함까지 제공한다.

이와 함께 기름진 농경지를 키우는 ‘걍기물길’은 우리의 먹거리를 제공하는 보고다. 여주 도리마을 기름진 농경지를 지나 다시 강변 둑길로 나서면 남한강, 청미천, 섬강 등 세 줄기의 강이 합쳐지는 세물머리다. 잘 정비된 숲길 뒤에 만난 천변길은 멸종위기인 단양쑥부쟁이 서직지다. 청미천을 따르는 길로 잠시 숲길이 나오기도 한다. 또 안성 금광저수지를 떠나 낚시터로 유명한 마둔저수지에 조성된 수변탐방로도 돌아 걷는다. 마지막으로 ‘걍기갯길’은 정겨운 바닷내음을 확인할 수 있는 길이다. 먼저 안산남동보건소 앞길을 나서면 바로 고랫부리 갯벌 습지보호구역과 마주한다. 또 선재도와 여흥도를 연결하는 선재대교 옆을 지날 때는 다리 건너 섬여행을 하고픈 충동이 일어날 만큼 바다 건너 올망졸망한 섬들이 시선을 잡는다.

아울러 시화방조제도 아름다운 갯길로 평가되고 있다. 대부도관광안내소에서 시작하면 곧바로 시화방조제 위에 조성된 보행로를 만난다. 10㎞가 넘는 방조제에서 시화나래휴게소는 반가운 쉼터다. 인근 시화방조제는 아직도 한참 남았다. 방조제를 건너면 빨간 등대로 이름난 오이도 산책로다. 이 길은 왁자지껄한 오이도와는 정반대로 고즈넉한 시흥 한울공원 패밀리테마파크로 이어진다. 이석범 경기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은 “경기 둘레길은 모든 코스가 2시간 이상 소요되는 장거리인 만큼 가벼운 짐, 편한 신발 착용 등을 통해 편안한 여행을 하고 중간중간 안내판도 확인해야 한다”고 안전을 당부했다.

수원=윤상연 기자 syyoon11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