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자체 개발한 양자암호통신 서비스 품질평가 기준이 국제전기통신연합(ITU)으로부터 국제표준 승인을 세계 최초로 받았다고 23일 발표했다. 양자통신 기술 상용화가 한 발 더 가까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KT가 개발한 기준은 △응답지연 △응답지연 변이 △데이터 손실률에 특화된 다양한 파라미터(매개변수)를 적용해 양자통신 품질을 측정할 수 있다. KT는 이 기준을 양자통신 네트워크 관리 시스템에 적용해 활용 중이다. 이 기준은 정보기술(IT)업체와 고객 간 약속인 서비스수준협약(SLA)에도 적용할 수 있다. SLA는 애프터서비스(AS), 보상 기준 등을 명시한 이용약관을 작성할 때 필요하다. 그간 양자기술서비스는 관련 기준이 없어 약관 마련에 어려움이 많았다.
양자통신 기술은 그동안 양자키 분배장치로 성능을 따졌다. 하지만 이 기준은 기계 자체에 대한 성능 평가로, 실제 고객이 체감하는 서비스 품질과는 차이가 있었다. 보안성과 안전성이 높은 양자통신은 차세대 전략 산업으로 꼽힌다. 올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양자통신 등 양자기술 육성을 위해 전년 대비 67% 증가한 814억원을 투자하기로 하는 등 관련 산업 육성에 나섰다.
KT는 양자통신 기술 개발 및 상용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강원도 등은 실종자 탐색용 드론의 영상 송수신 체계에 KT의 양자기술을 도입했다. 제주도는 해킹이나 외부 침입에 의한 자율주행차량 사고를 막기 위해 KT의 양자통신 솔루션을 적용했다.
최근 KT는 20kbps 속도로 양자통신을 제공하는 고속 양자암호키 분배 시스템을 구현했다. 4000여 개의 통신 장비에 암호키를 동시에 전달할 수 있는 기술이다. 양자통신 생태계 구축에도 나섰다. 그동안 5건의 양자암호키 분배 장치 공급 계약을 통해 국내 중소기업에 양자통신 기술을 이전했다. 올해도 5건 이상을 중소기업에 제공할 예정이다.
이종식 KT 융합기술원 인프라DX연구소장은 “특화된 기술 개발로 협력사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