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적게, 늦게 낳는 한국…합계출산율 'OECD 꼴찌'

입력 2022-02-23 17:49
수정 2022-02-24 01:04
지난해 출생아가 26만500명에 그쳤다. 출생아가 줄면서 인구 자연감소 규모는 5만7300명에 이르렀다. 여성의 출산 평균연령은 만 33.4세까지 높아지며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2021년 출생·사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는 전년 대비 1만1800명 감소했다.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 역시 0.84명에서 0.81명으로 떨어졌다. 합계출산율은 2018년 이후 4년 연속 0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합계출산율이 1명 미만인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2019년 기준 일본이 1.36명을 나타냈고 스페인(1.23명)이 한국 다음으로 출산율이 낮았다. 통상 개발도상국의 출산율이 선진국보다 높은 점을 감안하면 한국의 출산율이 세계 최저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사망자는 31만7800명으로 1970년 통계 작성 이후 최다를 기록했다. 사망자가 출생아보다 3만2600명 많았던 2020년부터 시작된 인구 자연감소 폭도 커지고 있다. 작년 12월에는 인구 자연감소가 1만4550명에 이르며 사상 최초로 월간 자연감소 1만 명을 넘겼다.

여성의 평균 출산연령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만 33.4세로 전년 대비 0.2세 높아졌다. 만 35세 이상 고령 산모 비중은 35%로 전년 대비 1.2%포인트 상승했다. 첫째 아이 평균 출산연령은 32.6세로 OECD 평균인 29.3세보다 3살 많았다. 이는 둘째 아이 이후 출산 감소로 이어졌다. 지난해 첫째 아이 출산은 전년 대비 4.0% 줄었지만 둘째 아이는 4.5%, 셋째 아이 이상은 5.9%로 감소폭이 커졌다.

지역별로는 세종의 출산율이 1.28명으로 가장 높았고 서울은 0.63명으로 가장 낮았다. 경기(8700명) 세종(2200명) 울산(600명)을 제외한 14개 광역자치단체는 모두 인구가 자연감소했다. 인구감소폭은 경북이 1만900명, 부산과 전남이 각각 9100명 등으로 컸다. 서울 인구는 3400명 감소했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30~34세 여성 인구가 늘어나는 추세라 기존 출산율만 유지하더라도 출생아가 늘어날 수 있었지만 출산율 하락으로 출생아가 감소했다”며 “당해 출생아 증감과 큰 상관관계가 있는 전년도 혼인 건수가 코로나19 유행으로 감소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노경목/김소현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