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를 방문 중인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사도광산을 세계유산에 등재하려는 일본 정부의 움직임에 대한 우려를 유네스코에 전했다.
정 장관은 22일(현지시간) 파리에서 오드레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과 만나 일본이 일제강점기 한국인 강제노역 현장인 사도광산을 세계유산으로 등재 신청한 데 대해 강한 우려를 전달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정 장관은 이어 일본 정부가 군함도(하시마) 등 일본 근대산업시설이 2015년 세계유산에 등재될 당시 조선인 강제노역 사실을 설명하겠다고 한 약속부터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아줄레 사무총장은 “한국 정부의 우려를 잘 알고 있으며, 일본의 후속조치 이행 문제도 계속 관심을 갖고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인도·태평양 장관회의 참석차 프랑스를 방문 중인 정 장관이 일정 대부분을 ‘사도광산 등재 저지’ 외교전에 할애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 장관은 세계유산위원회 위원국인 그리스, 불가리아, 인도와도 연이어 양자회담을 했다. 인·태 장관회의 안보 및 국방 세션에서는 “인·태 역내국 간 역사 문제가 여전히 존재하고 다자주의와 법치에 기반한 국제질서가 아직 정착되지 못해 불신과 안보 불안이 상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징용 등 한·일 간 풀리지 않은 과거사 문제를 겨냥한 발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