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탄소산업이 '그린·디지털 시대' 이끌 것

입력 2022-02-23 17:11
수정 2022-02-24 00:02
대한민국 산업은 탄소중립에 따른 에너지 대전환, 디지털 전환(DX)에 따른 첨단기술 고도화로 이어지는 산업 혁신의 뉴노멀 시대를 맞고 있다. 과거 증기기관 발명과 함께 시작된 방직산업부터 철강 소재를 활용한 기계·부품 개발, 정보통신망을 기반으로 한 3차 산업혁명과 나노 단위 소재·부품을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기술 중심의 4차 산업혁명에 이르기까지 기술 중심에는 소재가 있었다. 탄소 소재의 다양한 특성과 우수한 성능은 철에서 실리콘을 거쳐 새로운 미래 산업을 지지하는 핵심 소재·부품 기술이 될 것이다.

탄소 소재는 차세대 모빌리티, 첨단로봇, 우주·항공 등 기술패권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국이 선정한 미래 전략기술과도 밀접하게 연계되는 필수 소재다. 수소연료전지, 2차전지, 반도체 소자, 인공위성 구조물 등 차세대 전략 산업과 연계한 핵심 부품에 적용된다. 탄소 소재는 우리 산업의 그린·디지털 대전환과 더불어 미래 첨단기술에 대한 공급망 확충 및 신산업 창출을 실현하는 가장 중요한 열쇠다.

특히, 첨단기술이 집약된 우주산업에서 탄소 소재는 초경량, 고강도, 초내열성, 형상안정성 등 우수한 물성을 바탕으로 우주 발사체나 인공위성 등의 핵심 부품과 소재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우주항공용 탄소 소재 및 중간재 적용은 미비한 상태다. 큰 장벽은 인증과 트랙레코드 확보다. 우주산업을 필두로 상대적으로 약한 고성능 프리미엄 탄소 소재 개발, 그리고 소재·부품에 대한 표준화된 품질보증과 인증체계가 확립된다면 차세대 모빌리티, 로봇, 첨단바이오 산업 등 미래 전략 산업에서 요구하는 다양한 소재·부품으로 외연 확장이 가능할 것이다. 이를 위한 기업들의 의지와 리스크 테이킹(위험 감수)도 요구된다. 여기에 해외 협력 네트워크 발굴을 통한 공급망 확보 등 선제적인 대응체계가 마련된다면 더욱 경쟁력 있는 탄소융복합산업 생태계가 구축될 수 있다.

한국의 탄소융복합산업은 지난 10년간 탄소밸리, 클러스터 조성 등 두 개의 국가 연구개발(R&D) 및 기반 조성 사업을 통해 기반을 구축한 상태다. 이제는 탄소융복합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공급망 확보를 위해 모빌리티, 에너지·환경, 우주·항공 등 미래 유망 신산업을 중심으로 프리미엄급 소재 기술 R&D 투자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를 위해 최근 추진되고 있는 K카본 플래그십 기술 개발 사업과 같은 소재·부품 응용기술 개발 및 실증을 위한 R&D 예비타당성조사 사업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소재·부품 기술 개발에서 상용화를 위한 실증 및 표준 개발로 연결되는 사업화 그리고 수요-공급 기업 간 연대협력체 구성, 소부장특화단지 활성화를 통한 글로벌 밸류체인 구축 등 산업 외연 확장으로 이어지는 전 주기적 통합 비즈니스 플랫폼을 구축함으로써 우리나라 탄소융복합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야 한다.

탄소융복합산업을 육성하는 것은 혁신적인 첨단 미래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일과 같다. 탄소융복합산업은 이제 막 성장의 항해를 위해 돛을 올렸다. 소재 기술 R&D부터 글로벌 밸류체인 확대라는 산업 육성을 위한 전략 항로에 첨단 일자리 창출이라는 승수효과까지 더해진다면 대한민국 산업 대전환과 경제 성장의 새로운 모멘텀을 만드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