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연일 심각해지고 있는 코로나19 확산세의 원인이 비싼 집값과 좁은 아파트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23일 "홍콩은 부동산 가격과 임대료가 너무 비싸서 청년층이 부모님 집에서 함께 거주 중인 경우가 흔하다"며 이를 코로나19 폭증의 원인으로 꼽았다. 좁은 공간에서 동거하는 가족들 간의 코로나19 전파 감염이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홍콩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구룡반도의 삼수이포 등 지역에서 확진자 발생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의 집값은 평균가구소득의 20배를 초과하면서 2020년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주택가격을 기록했다. 도시 면적에 비해 인구밀도가 높아 생활공간이 좁기로도 악명 높다. 총인구가 740만명인 홍콩에서 1인당 주거 면적은 2016년 기준 약 15㎡에 불과했다. 이는 중국 도시들의 1인당 주거 면적(39.8㎡·2019년 기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규모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홍콩이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봉쇄조치를 강화함에 따라 싱가포르가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홍콩의 사업체들이 싱가포르로 이전하고 있어서다. 경제 전문가들은 홍콩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4%로 0.6%포인트 하향 조정한 반면 싱가포르는 4.7%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블룸버그는 "바이러스 확산세 속에서 홍콩은 봉쇄에, 싱가포르는 백신 접종에 포커스를 맞춘 결과 이 같은 차이를 빚게 됐다"고 분석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