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탁금·신용잔고 연중 최저…증시에서 발 빼는 동학개미들

입력 2022-02-22 10:07
수정 2022-02-22 10:09
국내 증시 대기 자금 격인 투자자예탁금이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근 우크라이나발 지정학적 위기와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 예고 등이 맞물리며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되자 개인 투자자들도 관망세로 돌아선 것이다. 개인들이 빚을 내서 주식을 사는 것을 의미하는 신용융자 잔고 역시 올 들어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62조5005억원으로 집계됐다. LG에너지솔루션의 유가증권시장 진입을 앞두고 수급 변동성이 커지면서 지난달 19~20일 양일간 50조원을 웃도는 투자자예탁금을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사실상 올 들어 최저 수준이다.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3일(71조7328억원) 대비로는 12.9%나 감소했다. 예탁금은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일인 지난달 27일 3개월래 최고 금액인 75조1073억원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이는 일시적 반등효과에 그쳤다.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가 맥을 못 추면서 자금을 빼고 있는 투자자들이 많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이른바 '빚투' 금액을 뜻하는 신용융자 잔고도 지난 18일 기준 20조7412억원을 기록, 올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가증권시장 10조9658억원, 코스닥시장 9조7754억원이다. 연초 23조3284억원에 달했던 신용융자 잔고는 이달로 접어들면서 처음으로 21조원대로 밀려났다.

통상 신용융자 잔고는 증시에 대한 향후 전망과 방향성을 같이 한다. 증권사에 자금을 빌리면서까지 주식 매매에 나선다는 것은 지수가 상승할 것이라는 데 대한 기대감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최근 신용융자 잔고가 최저수준으로 내려온 것은 국내 증시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짙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지금의 증시는 올 초 대비 250포인트가량 빠졌다. 당초 '3000선 문턱을 넘느냐'가 관건이었다면 최근 들어선 더 떨어지지 않는 게 중요해졌다. 증권가도 증시가 긍정적인 흐름으로 전환하는 것보단 추가 하락을 경계하는 데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서방국가들이 무력이 아닌 외교적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잇는 만큼 우크라이나 사태가 전면전까지 격화할 가능성은 낮지만 상황이 수시로 급변하는 만큼 투자자들은 시장에서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는 게 적절하다"고 밝혔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