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까지 수도권 등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던 계약금 20%단지가 자취를 감추고 있다.
22일 청약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이후 계약금 20%조건을 내걸었던 단지들의 청약이 흥행에 실패했다. 이달초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서 분양한 ‘송도 럭스오션 SK뷰’는 1순위에서 평균 청약 경쟁률이 4.2 대 1에 불과했다. 지난해 송도 평균 청약 경쟁률의 6분의 1 수준이다. 지난해 11월 분양한 송도 자이더스타 역시 전체 35%의 미계약이 발생해 추가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계약금 20%, 중도금 50~60%, 잔금 20~30%로 책정된 경우가 많았다. 건설사들이 대출 한도가 줄어든 대신 초기에 운용할 수 있는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계약금 비중을 늘린 것이다. 지난달 서울시 강북구 미아3구역에서 GS건설이 분양한 ‘북서울자이 폴라리스’ 역시 계약금이 20%였다.
부동산R114 기준 지난해 서울의 3.3㎡ 당 평균 분양가는 2798만원이다. 이 가격으로 전용면적 84㎡의 계약금을 산정하면 10%는 9513만원, 20%는 1억9026만원이다. 계약금이 20%로 책정되면 2억에 가까운 돈을 현금으로 들고 있어야 청약에 도전할 수 있다.
분양업계에선 대출규제가 강화한 데다 부동산 매수심리도 위축되고 있어 ‘계약금 10%‘ 조건을 내세운 단지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계약금 10%조건이었던 ‘더샵 송도아크베이’는 지난달 평균 경쟁률 47.0 대 1을 기록하며 흥행했다. 오늘 1순위 청약을 받는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 4차’도 계약금을 10% 수준으로 낮췄다. DL건설도 경기 안성시 당왕동에 같은 조건으로 ‘e편한세상 안성 그랑루체’를 분양 중이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