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형 딱 맞춘 안경 만든다

입력 2022-02-22 17:35
수정 2022-02-23 02:08
대한민국 성인 남녀 절반은 안경을 쓴다. 안경 착용이 불편하다는 목소리도 끊이지 않는다. 각자의 얼굴은 모두 조금씩이라도 다르지만, 이들이 착용하고 있는 안경테 크기는 동일하기 때문이다.

국내 최초 3차원(3D) 커스텀 안경 전문 브랜드 ‘브리즘’을 운영하는 콥틱은 이런 안경산업에 의문을 던진 스타트업이다. 회사 관계자는 “의류의 경우 상의, 하의, 신발, 모자까지도 여러 가지 사이즈가 있는데 안경은 한 사이즈밖에 없다”며 “사람의 얼굴은 형태와 크기가 모두 제각각이지만, 기존 안경은 선택할 사이즈가 없었다는 점이 창업 배경이 됐다”고 말했다.

브리즘은 동공 간 거리, 얼굴의 비대칭, 얼굴 대비 귀 높이 등을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한다. 이를 활용해 사용자 얼굴에 맞춘 크기와 스타일의 안경을 추천해주는 기술을 개발했다. 2017년 박형진 콥틱 대표(사진)를 비롯해 안경 유통과 생산, 3D 프린팅과 정보기술(IT) 소프트웨어(SW) 전문가들이 한데 뭉쳐 창업했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인 브리즘은 IT와 AI 기술로 ‘나만의 안경’을 만든다. 회사 측은 “3D 프린팅 기술을 접목해 색상과 사이즈가 다양한 안경을 제조할 수 있다”며 “단 1개짜리 제품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브리즘 3D 커스텀 안경은 XXS부터 XXXL까지 총 여덟 가지 사이즈로 제작된다. 다양한 색상의 안경테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보통 새로운 디자인으로 안경 한 개를 양산하려면 공장 최소 제작 수량 때문에 적어도 수백~수천 개의 안경을 주문해야 한다. 기존 안경 제조사들은 이 과정에서 재고가 쌓이지 않게 하기 위해 색상과 사이즈 수를 제한했다. 안경의 크기와 디자인이 한정적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브리즘은 3D 스캐닝과 3D 프린팅, 빅데이터 등 IT로 고객에게 가장 잘 맞는 스타일, 사이즈, 색상을 추천한다. 이와 함께 고객의 코 높이, 귀 높이를 비롯한 얼굴의 불균형과 특징에 따라 안경을 편안하게 맞추는 개인별 맞춤형 서비스도 제공한다. 회사 측은 “얼굴 스캔부터 안경 제작, 판매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시행하는 곳은 브리즘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브리즘은 2018년 12월 서울 역삼동에 첫 매장을 연 이후 여의도와 서울시청, 삼성동과 경기 판교 등에 매장을 잇따라 열었다. 회사는 지금까지 총 1만2000여 명의 고객에게 커스텀 안경을 제공했다. 국내에서의 성공적인 제품 론칭에 힘입어 곧 미국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올해 초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인 ‘CES 2022’에서 안경업계 최초로 혁신상을 수상하며 제품력을 인정받았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