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인터 액면분할…주가상승 '촉매' 되나

입력 2022-02-22 17:35
수정 2022-03-02 15:41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보통주 1주를 5주로 나누는 액면분할을 한다. 배당 확대에 이은 주가 부양책이다. 또 신세계I&C, 광주신세계 등도 액면분할을 실시, 유통주식 수를 늘리기로 했다. 장중 액면분할을 발표한 신세계I&C 주가는 6% 넘게 올랐다.

주주 접근성 높이는 전략신세계인터내셔날은 22일 이사회를 열고 액면분할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액면가 5000원인 보통주 1주를 액면가 1000원짜리 5개로 분할한다. 발행주식 총수는 현재 714만 주에서 3570만 주로 늘어난다. 주당 거래가격도 현재 15만원 안팎에서 3만원 선으로 내려간다. 3월 주주총회에서 승인하면 4월 11일부터 적용된다.

액면분할은 주식의 액면가를 일정한 비율로 쪼개 몸값을 낮추는 것이다. 액면분할 비율만큼 주가는 내려가고 유통주식 수는 많아진다. 시가총액은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이론적으론 액면분할만으로 기업의 가치가 높아지는 건 아니다. 그러나 액면분할 후 주가가 급등하는 경우가 많다. 1주당 가격이 비싸 진입하지 못했던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들어오기 때문이다. 기존 가격보다 주식이 싸게 느껴지면서 투자 문턱이 낮아지는 효과를 낸다.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 수가 늘어나면 거래도 더 활발해진다. 대표적인 사례가 카카오다. 지난해 4월 액면분할한 이후 두 달여 만에 주가는 55% 급등했다.

특히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유통주식 수가 714만 주로 적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222위)과 유가증권시장 시총이 비슷한 진원생명과학(221위), CGV(223위)의 유통주식 수는 각각 7761만 주, 4080만 주다. 비슷한 업종인 LF는 2924만 주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유통주식 수가 현저히 적은 탓에 기관의 매수, 매도 물량에 주가가 출렁이는 경우가 유독 많았다”며 “이번 액면분할로 개인 주주가 늘어나면 주가가 흔들리는 리스크는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I&C도 합세앞서 3년간 최소 1주당 1200원(액면가 5000원 기준) 배당 등 배당 확대를 발표한 신세계인터내셔날 주가가 이번 액면분할로 상승 탄력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호재를 찾기 어려운 최근 증시에서 메리츠화재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는 기업의 주가가 올라가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대비 9.7%, 73.0% 늘어나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셀린느 메종마르지엘라 등 럭셔리 해외 브랜드 거래액이 22% 늘었고 국내 브랜드도 18% 증가했다. 온라인몰인 S.I.빌리지 거래액도 2300억원을 넘겼다.

올해 실적도 견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리츠증권은 올해 의류 부문 영업이익이 17%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온라인몰 매출도 3000억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신세계I&C도 액면분할을 발표하면서 6.12% 상승한 17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유통주식 수 확대를 위해 1주당 가액을 5000원에서 500원으로 분할하기로 했다고 22일 공시했다. 발행주식 총수는 172만 주에서 분할 후 1720만 주로 늘어난다. 신주 상장 예정일은 4월 11일이다. 광주신세계도 이날 1주당 액면가를 5000원에서 1000원으로 분할한다고 공시했다. 발행주식은 160만 주에서 800만 주로 증가한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