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횡령으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오른 오스템임플란트가 다음달 코스닥150지수·KRX300지수 등 8개 지수에서 제외된다. 이와 맞물려 대형 자산운용사는 오스템임플란트 보유 지분을 잇따라 상각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150 △코스닥150 동일가중 △코스닥150 헬스케어 △KRX300 △KRX 헬스케어 △KRX300 헬스케어 △KRX300 기후변화지수 △KRX300 최소변동성지수 등 8개 지수에서 오스템임플란트가 제외된다. 오스템임플란트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올라 관리종목으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다만 제외 시기는 거래 재개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다음달 15일까지 거래가 재개될 경우 재개일에서 2거래일 뒤에 지수에서 빠진다. 반면 다음달 15일에도 거래가 재개되지 않는다면 다음달 16일 즉각 지수에서 제외된다.
이와 맞물려 대형 자산운용사 역시 오스템임플란트 지분을 상각 처리했다. 지난 18일 장 마감 후 미래에셋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KB자산운용 등은 상장지수펀드(ETF)를 비롯한 펀드 내 오스템임플란트 지분을 30~40%씩 상각했다. 기존엔 대형 공모운용사들은 상각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펀드 가입 시 전달되는 약관 등엔 거래 정지 시 상각에 대한 안내가 명확히 나와 있지 않아 분쟁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요 지수에서 제외되며 운용사에도 명분이 생겼다. 만약 다음달 15일에도 거래 정지가 이어진다면 오스템임플란트는 지수에서 바로 제외되는데, 운용사는 거래 정지로 인해 가진 주식을 매도하지 못한다. 해당 지수를 비교지수로 삼는 펀드나 추종하는 ETF의 경우 지수엔 오스템임플란트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주식을 계속 안고 가야 하는 셈이다.
운용사들은 당장 거래 재개가 어려운 만큼 상당 기간 지수와 펀드 간 괴리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거래소는 오스템임플란트 측의 경영개선계획서도 제출받고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대한 회계법인의 감사의견까지 고려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다음달 15일까지 서둘러 결론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오스템임플란트의 지분 상각이 대거 이뤄지면서 판매사는 관련 펀드 판매 개시에 나섰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1~22일 이틀 동안 총 75개 펀드의 판매를 재개했다. 한편 미리 관련 지분을 상각했던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나 메리츠자산운용, 트러스톤자산운용 등의 펀드 역시 다수 판매사에서 판매가 재개됐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