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침(마이크로니들) 제조 기술을 보유한 라파스가 더마코스메틱(의약 성분을 첨가한 기능성 화장품) 사업의 글로벌 확장에 힘 쏟고 있다. 마이크로니들 기술을 적용한 의약품과 백신 패치 개발에 오랜 시간과 자금이 소요되는 만큼 더마코스메틱 사업으로 시간을 벌어보겠다는 전략이다. 라파스는 마이크로니들 기술을 적용한 더마코스메틱 제품 출시 확대를 예고하고 있다.
라파스는 미국 대형 유통체인인 티제이맥스에서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아크로패스’ 제품을 판매한다고 21일 밝혔다. 최근 티제이맥스 측과 입점 계약을 마쳤고 제품 론칭 시점을 조율하고 있다. 티제이맥스는 전 세계에서 4000여 개 매장을 운영하는 미국의 대형 아울렛형 유통 체인이다. 화장품은 물론 의류 등 다양한 생활용품을 판매한다. 티제이맥스는 최근 매장 내에 ‘K뷰티존’을 마련하는 등 매장 운영에 변화를 주는 전략을 펴고 있다. 여기에 라파스의 아크로패스가 선택을 받은 것이다.
라파스 아크로패스 브랜드가 미국에서 판매되기 시작한 건 2014년이지만 매출은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일어났다. 현지 스킨케어 브랜드인 짓스티카와 손잡으면서다. 이전까지는 이렇다 할 유통망 없이 미국과 한국을 오가는 무역상에 판매를 의존했다. 라파스는 아크로패스 브랜드 주력 제품인 트러블 큐어를 중심으로 미국에서 지난해 4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트러블 큐어는 패치형 피부 트러블 개선 제품이다. 미세침을 통해 피부 속으로 성분이 직접 침투하기 때문에 바르는 제품보다 트러블 개선 효과가 크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라파스 관계자는 “짓스티카에 이어 티제이맥스를 미국 유통망으로 추가 확보한 만큼 현지 매출 확대를 기대해볼 만하다”고 했다.
라파스는 지난 1월 ‘싱가포르의 올리브영’으로 통하는 현지 최대 헬스·뷰티(H&B) 스토어 가디언을 현지 유통망으로 확보했다. 라파스는 싱가포르를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을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싱가포르는 동남아 뷰티 시장의 트렌드를 이끄는 시장”이라고 했다. 라파스는 이미 인도네시아에서 마이크로니들 패치 관련 인허가 절차를 완료했다. 올해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동남아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다.
작년부터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 알리바바를 통해 트러블 큐어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중국 시장 공략도 가속화한다. 최근 중국 산둥성 칭다오 지역 내 유통업체인 진왕그룹과 입점 계약을 맺었다. 이와 별개로 진왕그룹이 보유한 현지 H&B 체인인 왓슨스 매장에서도 아크로패스 브랜드를 판매하기로 했다. 라파스가 중국 현지 오프라인 매장에서 아크로패스 브랜드를 판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현우 라파스 화장품사업본부장은 “북미와 중국, 아세안 지역에서 유통 거점을 확보했다”며 “마이크로니들의 가치를 충분히 구현할 상품을 적극적으로 출시하겠다”고 말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