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변동성 높은 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서도 ‘경제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키워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저점 대비 주가 상승률이 높은 종목에는 여행, 레저·엔터, 화장품 등 경제 재개 수혜주가 대거 순위에 올랐다. 반면 코로나19 백신 관련주, 게임, 비대면 플랫폼, 2차전지 등은 수익률이 저조했다. 여기에 중국의 경제 정책 기대감과 수요 확대 등이 맞물리고 있어 경기 민감주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여행·레저·화장품 저점 대비 상승 톱
올해 코스피지수가 종가 기준 저점(2614.49)을 기록한 지난달 27일 이후 이달 18일까지 종목별 주가 변동률을 살펴보면 경제 재개 관련 업종의 호조가 확연하다. 코스피200과 코스닥150에 포함된 350개 기업 중 1월 저점 대비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인터파크로, 이 기간 수익률은 51.2%에 달했다. HMM이 35.2%, 신세계인터내셔날이 34.7%, 팬오션이 32.1% 등으로 뒤를 이었다.
주가 상승률 상위 20개 종목에는 여행(인터파크, 모두투어, 롯데관광개발), 레저·엔터(CJ CGV, 와이지엔터테인먼트), 미용기기(클래시스), 화장품(신세계인터내셔날, 코스맥스, 콜마비앤에이치, 아모레퍼시픽, 아모레G) 등 대부분 경제 재개 수혜주가 이름을 올렸다.
그 외 좋은 흐름을 보여준 종목은 해운(HMM, 팬오션), 음식료(하이트진로, 롯데칠성) 등 인플레이션 헤지(위험 회피)가 가능한 가치주였다.
반면 주가 하락률이 큰 종목에는 코로나19 시기 수혜를 본 업종이 많았다. 코로나 백신·치료제 관련주인 유바이오로직스가 -30.5%로 저점 대비 낙폭이 가장 컸고 한국비엔씨(-25.5%), 엔지켐생명과학(-24.8%) 등도 하락률 톱3에 들었다.
하락률 상위 20위에는 게임주(위메이드, 컴투스, 데브시스터즈, 엔씨소프트), 비대면 플랫폼(아프리카TV, 알서포트), 2차전지(LG에너지솔루션, 씨아이에스) 등이 포함됐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아직 우크라이나 이슈가 매듭지어지지 않았고 인플레이션 우려로 인한 통화 긴축 압박도 여전하지만 이번 반등장을 살펴보면 전체적인 분위기는 경제 재개라는 방향성을 가리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등 열쇠는 중국…“경기민감주 비중↑”증권업계 전문가들은 당분간 변동성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번주 지수는 2650~2830 사이에서 오르락내리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시장 방향성이 비교적 명확한 만큼 반등 가능성에 대비해 투자 전략을 짜야 한다는 조언을 내놨다. 박 연구원은 “크게 보고 경제 재개와 가치주에 좀 더 집중할 때”라고 말했다.
중국이 코로나19 방역 정책의 부분 완화를 검토하기 시작한 점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동안 중국 정부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때문에 강화된 방역 정책을 고수했지만 올림픽이 끝나면서 정책 전환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다음달 열리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추가 경기 부양 정책이 나올 가능성도 높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경기 하강 압력에 대응해 내수 확대를 위한 정책을 강화할 수 있다”며 “한국이 중국과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지역에서 수출을 통해 탄탄한 수요를 보이는 만큼 중국 경기 관련 민감주 비중을 확대할 적기”라고 말했다. 중국 경기와 주가 상관관계가 높은 업종으로는 화학, 반도체, 비철, 운송 등이 꼽힌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