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불가능토큰(NFT)을 활용한 프로필, 이른바 ‘PFP NFT’에 대한 이용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주요 프로젝트 거래가가 수백억원을 넘나들며 자신을 나타내는 또 다른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인기가 지속되자 트위터, 메타 등이 연계 서비스를 서두르고 있고 국내 기업들도 앞다퉈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캐릭터 프로필이 수백만원대 거래
PFP NFT는 프로필 사진을 뜻하는 ‘profile picture’의 약자에 NFT를 더한 단어다. 처음엔 소수 NFT 커뮤니티나 탈중앙화 금융(DeFi) 프로젝트 관계자들이 SNS 프로필 사진 대신 사용했다. NFT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며 한정적으로 발행된 PFP NFT들이 일반인 사이에서도 새로운 문화로 받아들여졌다.
아바타 모음 ‘크립토펑크’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크립토펑크는 NFT 시장의 시초격 업체로 꼽히는 미국 라바랩스가 내놓은 1만 개 한정 캐릭터 얼굴 모음이다. 24×24 픽셀 단위에 ‘폭탄 머리’부터 각종 모자를 쓴 다양한 헤어스타일, 서로 다른 피부색과 담배·선글라스 등이 전체적으로 구현돼 있다. 이달 두건을 쓴 ‘#5822’ 크립토펑크 이미지는 2370만달러(약 283억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보어드 에이프 요트 클럽(BAYC)’ 프로젝트도 대중적 관심을 받고 있다. 단어 그대로 지루한 표정의 원숭이 캐릭터 1만 개가 다양한 헤어스타일과 의상을 통해 개성을 자랑한다. 농구선수 스테판 커리와 에미넴, 스눕독, 저스틴 비버 등이 구매한 BAYC는 이달 116만달러(약 14억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지난해 4월 대비 5000배 오른 가격이다. 이외에도 각종 PFP NFT가 생태계 성장에 따라 가격대가 오를 전망이다. 블록체인 데이터 기업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올해 NFT 시장 규모는 최소 269억달러(약 32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제작 솔루션·게임까지 활황
프로젝트들이 대세로 떠오르자 국내에서도 갖가지 응용 서비스가 태동하는 분위기다. 커머스 플랫폼 기업 마플코퍼레이션은 지난 16일 옴뉴움 공식 사이트를 공개했다. PFP NFT 프로젝트 진행에 필요한 기능을 ‘올인원’으로 제공한다는 목표다.
옴뉴움은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이미지 소스를 무작위 배열하는 ‘제네러티브 아트’ 기반 툴이다. 이용자가 프로필 생성에 필요한 눈, 코, 입 등 이미지 파일을 업로드하고 어떤 부분을 희소하게 탄생시킬지 설정만 해 주면 프로필이 랜덤으로 생성된다. 미공개 형태로 PFP NFT를 발행하고, 판매가 성사되면 공개하는 리빌 기능은 ‘체인링크 VRF(검증 가능한 랜덤 함수)’ 기술을 이용해 공정성을 강화했다. 옴뉴움으로 제작한 NFT PFP는 오픈씨 등 마켓플레이스에서 거래가 가능하다.
다중채널네트워크(MCN) 기업 샌드박스네트워크는 상반기에 ‘메타 토이 드래곤즈’ 게임을 출시한다. 카카오의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과 기술협약을 체결해 개발하는 플레이투언(P2E) 게임이다. 동명의 NFT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시작된 메타 토이 드래곤즈는 장난감 형태의 아기자기한 공룡 아바타들이 PFP NFT로 발행돼 가치를 더한다.
해외에선 빅테크 기업들이 나서고 있다. 트위터는 지난달 유료 서비스 트위터블루에 NFT 프로필 설정 기능을 선보였다. 이용자들이 각자의 이더리움 지갑과 트위터를 연동해 보유 중인 PFP NFT를 프로필로 설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메타 역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비슷한 형태의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메타의 암호화폐 지갑 서비스 노비가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