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주요 상장회사 이사회 내에 ESG위원회와 내부거래위원회 설립을 완료하고 감사위원회의 권한 및 독립성을 강화했다.
구광모 LG 회장은 지난해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ESG 경영 체계 구축을 통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는 지속가능한 LG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LG그룹 주요 상장사에 ‘ESG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 조직은 ESG 경영을 위한 최고 심의 기구로서 환경·안전,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고객가치, 주주가치, 지배구조 등 분야별로 전사 차원의 주요 정책을 심의해 이사회에 보고한다.
그룹 지주사인 ㈜LG는 지난해 7월 이수영 사외이사(전 코오롱에코원 대표)를 ESG 위원장으로 선임했다. 위원회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이재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를 좌장으로 학계, 기관, 연구원 등에서 활동 중인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단을 구성했다. 또 이학종 소풍벤처스 투자 파트너를 좌장으로 환경, 사회 분야 청년 활동가와 소셜벤처 대표 등으로 구성된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자문단’도 구성했다.
이들 자문단은 LG ESG 경영 전략에 대해 제언하고, 글로벌 동향과 이해관계자들의 의견과 아이디어를 전달해 위원회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LG의 ESG 위원회는 이런 자문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ESG 분야별 중장기 전략과제와 목표를 설정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LG유플러스, LG에너지솔루션도 ESG 분야 전문가인 제현주 사외이사와 신미남 사외이사를 각각 ESG 위원장으로 선임했다.
ESG경영 강화에 발맞춰 그룹 주요 계열사의 친환경 전략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LG,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유플러스 등 4개사가 지난해 4월 지속가능경영을 평가하는 비영리단체인 CDP(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가 발표한 ‘2020 기후변화 대응’ ‘2020 물 경영 우수기업’으로 선정된 배경이다.
CDP는 해마다 각국의 9600개 주요 기업의 탄소 경영과 물 경영 등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된 경영 정보 공개를 요구하고 이를 분석해 평가한다. 국내에서는 매년 국내 시가총액 200대 기업의 기후변화 대응 성과를 평가해 탄소 경영 부문 상위 20개 기업과 물 경영 부문의 상위 6개 기업을 선정해 발표한다.
㈜LG는 에너지 효율화와 탄소 배출량 감소 등 그룹 전반의 기후변화 대응 경영전략을 체계적으로 수립하고 실행한 성과를 인정받아 국내 지주회사 중 유일하게 탄소 경영 섹터에 2년 연속 선정됐다. LG디스플레이는 생산설비 효율화를 통한 온실가스 감축, 투명한 탄소배출량 정보 공개 등을 인정받았다. 이 덕분에 탄소 경영과 물 경영 두 부문에서 모두 최고 등급(리더십 A)를 획득했다. LG디스플레이는 탄소와 물 경영 모두 3년 연속 동시 수상 기업으로 이름을 올렸다. LG이노텍 역시 탄소와 물 경영 부문을 모두 수상했다. LG유플러스는 통신 섹터에서 유일한 탄소 경영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LG그룹은 전문적인 환경 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지난해 말 국내 기업 최초로 글로벌 물 이니셔티브인 ‘WRC(물 회복 연합체)’에 가입했다. 온실가스 감축뿐 아니라 수자원까지 관리의 대상으로 선정하며 기존 환경 경영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갔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