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토론 하루 전 '안방 단속' 나선 이재명

입력 2022-02-20 18:22
수정 2022-02-21 01:20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0일 정치적 고향인 경기 지역을 돌며 지지를 호소했다. 코로나19 방역 완화와 1기 신도시 리모델링 공약을 내걸며 ‘유능한 경제대통령’ 이미지를 강조했다. 경기는 과거 이 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큰 폭으로 앞섰지만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접전’ 또는 ‘열세’ 양상이 나타나며 민주당에 비상이 걸린 지역이다.

이 후보는 이날 경기 수원 만석공원에서 “경기 도민이 키워줬기에 민주당 대선 후보 자리에 왔다”며 “지금까지 경기 도민이 만들어준 길을 따라왔고 도민이 열어주는 길을 따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경기 화성을 방문한 데 이어 이날 수원과 안양을 돌며 경기 남부 지역을 공략했다. 이는 21일 TV 토론을 앞두고 이날 외부 일정을 잡지 않은 윤 후보와 대비됐다. 이 후보가 대부분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에게 밀리고 있어 대규모 인파를 기대할 수 있는 주말 유세를 포기하긴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는 유세에서 3월 9일 대선에서 승리하면 3월 10일부터 코로나19 방역 조치를 대폭 완화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는 “코로나19도 진화해 작고 날쌔졌지만 위험성은 떨어졌다”며 “위험한 곰탱이에서 작은 족제비로 바뀌어 우리가 집단으로 막지 않아도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거리두기 조치를 단계적으로 완화하면서 ‘포스트 코로나’ 체제로 전환하겠다는 주장이다. 이 후보는 “(코로나19 백신을) 3차 접종까지 마치면 밤 12시까지 영업해도 마스크만 쓰면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안양 유세에선 주민의 관심사인 재건축·리모델링 관련 공약을 내놨다. 이 후보는 안양 중앙공원에서 “저도 성남 분당구 신도시에 산다. 쪼개지고 비 새고 배관이 썩어 못 살겠다”며 “1기 신도시 특별법을 만들어 좋은 집에서 편하게 살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안양 유세에는 주최 측 추산 1만2000명이 운집했다.

이 후보가 이날 제정하겠다고 한 ‘1기 신도시 특별법’은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과 리모델링 안전성 검토 기준을 대폭 완화하고, 신도시 주요 역세권의 용도 변경을 허가해 상업·산업시설을 입주시키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민주당은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이 후보의 ‘본진’인 경기에서 10%포인트 이상 차이로 이겨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선대위는 이번 경기 남부 순회에서 해당 지역은 물론 인근 지역구 의원까지 동원해 총력전을 펼쳤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