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에 대응할 수 있는 투자상품 '4총사'

입력 2022-02-20 17:10
수정 2022-02-21 00:49
인플레이션이 화두다. 글로벌 물류 흐름에 병목 현상이 생기면서 부품 조달이 어려워졌고 이에 따라 제품 조립 및 생산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수급 불안으로 상승세를 이어가던 국제 유가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운이 고조돼 배럴당 100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부족해진 노동 인력 탓에 임금까지 치솟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예상보다 빠르게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마저 출렁이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우려스러운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금융투자상품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원자재는 실물 자산이므로 그 자체로 인플레이션에 따른 화폐가치 하락을 방어하는 특성을 지닌다. 원자재는 에너지(원유), 귀금속(금·은), 산업금속(구리·알루미늄 등), 농산물(대두·옥수수·설탕·커피 등) 등을 말한다. 개인은 보관 문제로 원자재 실물에 직접 투자하기 어렵기 때문에 거래소에 상장된 선물(futures) 상품으로 운용할 수 있다. 에너지 기업, 광업회사 등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 등 금융상품도 고려해볼 만하다.

리츠(REITs)나 인프라도 있다. 리츠의 주요 수입원 가운데 하나인 건물 임대료 그리고 공항이나 고속도로 등 인프라 관련 기업의 매출인 이용료나 통행료 등은 일반적으로 물가상승률과 연동되는 구조다.

고배당주 또는 금융주 등도 나쁘지 않은 선택지다. 배당을 꾸준히 이어가는 기업은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물가 상승분을 소비자 가격에 전가할 수 있다. 배당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거나 지속적으로 늘려가는 기업에 투자하는 고배당주 금융상품이 인플레이션을 방어할 수 있는 이유다. 금리 상승 시 마진이 늘어 금리 상승 수혜를 누리는 은행, 금융주 등도 마찬가지다. ‘TIPS(팁스)’라고 불리는 물가연동채권은 문자 그대로 물가상승률에 연동해 이자를 지급하는 채권이다.

지금까지 소개한 이들 4총사 가운데 원자재는 변동성이 매우 높다. 반면 물가연동채권이 가장 덜 위험하다. 리츠, 인프라, 고배당주, 금융주 등은 원자재보다 변동성은 낮지만 물가연동채권보다는 높다.

경제상황과 금융시장은 시시각각 바뀌지만 지금은 인플레이션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큰 시기다. 포트폴리오 분산 차원에서라도 관련 상품을 일부 담아 놓는 전략을 고민해볼 때다.

오인석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