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은 올해 금으로부터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의 시장 점유율을 가져올 것이다.”(잭 팬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
“아무도 부자가 되기 위해 금을 사지 않는다. 사람들은 부를 유지하기 위해 금을 산다. 비트코인은 그렇지 않다.”(피터 시프 유로퍼시픽캐피털 최고경영자)
비트코인이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이 될 수 있는가를 두고 투자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뜨겁다. 비트코인이 대표적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인 금의 지위를 위협한다면 족히 10만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반면 특유의 변동성과 한정된 용도를 고려하면 아직 ‘위험자산’에 불과하다는 의견이 좀 더 힘을 받는 모양새다.
인플레이션 헤지 논쟁의 단초가 된 것은 올초 나온 골드만삭스의 2022년 전망 보고서다. 골드만삭스는 이 보고서에서 비트코인 시가총액이 7000억달러로 금(2조6000억달러)의 20%까지 치고 올라왔다는 데 주목했다. 그러면서 “비트코인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했다. 골드만삭스는 일종의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 금과 시장을 양분한다면 가격이 10만달러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잭 팬들 애널리스트는 “비트코인 시가총액을 금과 비교하는 것이 향후 수익을 예측하는 모델을 만들 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물론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충격이 가시화한 지난달부터 비트코인의 하락세가 본격화했기 때문이다. 에이미 아놋 모닝스타 애널리스트는 “비트코인이 인플레이션이나 시장 침체에 맞설 수 있는 헤지 수단으로서 가치를 입증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며 “암호화폐 가운데 ‘퍼스트 무버’로서 좀 더 수익을 낼 수 있는 투기적 자산으로 보는 게 타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암호화폐 분석업체인 쟁글은 “작년 하반기부터 인플레이션율이 7% 상승폭을 보인 반면 비트코인은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이 700%에서 124%까지 주저앉는 등 인플레이션 헤지 효과에 대한 의구심이 일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