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코로나19로 억눌려 있던 소비심리가 폭발하면서 여행·레저업계의 수요가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여름이면 여행 수요가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시간) “미국 기업들이 실적 발표에서 미국인의 소비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지표를 내놓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고 미국 소비자의 주머니가 두둑해지면서 여행 외식 레저 등 모든 분야에서 소비가 증가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여행·레저업계는 최근 강력한 수요를 경험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카지노업체 윈리조트의 크레이그 빌링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년 동안 코로나19 규제로 인해 소비를 미뤄왔던 VIP 고객들이 여행과 소비를 확대하고 있다”고 했다. 호텔체인 메리어트도 “여행 수요가 늘면서 고급 호텔에 대한 지출도 급증했다”고 밝혔다. 카지노와 호텔을 운영하는 MGM리조트는 이미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호텔 예약이 늘었다고 했다.
디즈니의 놀이공원 부문인 디즈니파크도 매출 반등에 성공했다. 디즈니파크의 작년 4분기 매출은 72억3000만달러(약 8조6000억원)로 36억달러였던 전년 동기보다 약 두 배로 증가했다. 아직 방문객이 팬데믹 이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1인당 지출액은 2019년보다 40% 더 많았다. 디즈니파크는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해제하기로 했다.
올해 여름이면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여행 수요가 회복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알래스카항공은 “인플레이션 우려에도 여행 수요는 강력하다”며 “올여름 항공 예약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숙박 공유업체 에어비앤비도 “이번 여름 시즌의 여행 예약이 2019년보다 25% 늘었다”며 “올해는 해외여행도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