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퍼주기 공약 경쟁’으로 물가와 금리가 오를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두 후보 측은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각기 다른 해법을 내놨다. 이 후보 측은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에 초점을 둔 맞춤형 지원을, 윤 후보 측은 정부 예산 지출의 효율화를 강조했다.
이 후보 측 경제브레인인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18일 최근 소비자물가 오름세에 대해 “원자재 가격 급등이나 공급망 문제 등 주로 해외에서 발생한 공급 측 요인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전환적 공정성장위원장을 맡고 있다. 하 교수는 재정 확대가 필요한 이유를 국민 경제의 ‘총수요-총공급 곡선’으로 설명했다. 그는 “공급 측 요인에 따른 비용 상승 인플레이션으로 공급 곡선이 좌측으로 이동하면 국민소득이 줄어들 수 있다”며 “이럴 때 재정을 확대해 수요 곡선을 우측으로 이동시키면 소득 하락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다만 하 교수는 재정 확대가 인플레를 더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그는 “현재로선 경제 위축을 막기 위해 재정을 더 풀 수밖에 없다”면서도 “그 대신 물가를 덜 자극하도록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에게 지원의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가 약속한 ‘소상공인 신용 대사면’ 공약과 관련해서도 하 교수는 “방역정책 등으로 생긴 대출 부담은 덜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 선거대책본부에서 경제정책본부장을 맡고 있는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물가 상승 부담에 대해 “원자재 가격이 급격히 오르고 있는 만큼 기름값 등 원료 가격이나 전기요금 등 (국민의)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은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특히 윤 후보의 현금성 복지 공약이 ‘보편 지원’을 강조하는 이 후보와 비교해 경제에 주는 부담이 덜하다는 점을 부각했다. 그는 “(윤 후보 공약이) 물가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을 거라고 할 순 없지만 상대 후보에 비하면 ‘선별 지원’에 가깝다”며 “자영업자는 물론 농민 중에서도 취약한 고령 중소농 관련 공약을 주로 냈다”고 밝혔다. 이어 “지출구조 효율화로 재정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윤 후보의 담보인정비율(LTV) 완화 공약에 대해 김 교수는 “그동안 LTV를 40%로 묶은 것을 무리한 규제로 봤기 때문에 열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부실화 가능성이 높은 대출을 잘 관리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부연했다.
오형주/김인엽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