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20만명 돌파?…정부 "정점 알 수 없다"

입력 2022-02-18 17:16
수정 2022-02-19 00:51
코로나19 확산세가 가팔라지면서 ‘오미크론발(發) 5차 대유행’의 정점이 어느 정도 규모로 언제 올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다수 전문가는 2월 말~3월 초에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20만 명대까지 확대된 뒤 꺾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폭발적인 확산세를 감안할 때 “정점 규모가 더 커지고 유행 기간도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8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0만9831명이었다. 1주일 전(11일) 5만3920명 대비 두 배로 늘면서 4주 연속 ‘더블링’ 현상을 보였다. 지난 한 달간 금요일 기준 확진자 수는 △1월 21일 6766명 △28일 1만6092명 △2월 4일 2만7437명 △11일 5만3920명이었다.

전문가들은 더블링이 다음주에도 재연될 가능성이 상당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음주에 ‘20만 명 벽’이 뚫릴 수 있다는 얘기다.

정부는 5차 대유행 정점의 시기와 규모에 대해 “알 수 없다”는 입장만 내놓고 있다. “2월 말 확진자 수가 13만~17만 명에 이를 수 있다”는 지난 7일 발표 이후 업데이트한 수치를 내놓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정점 규모는 ‘20만 명+α’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3월 초 20만 명 벽을 뚫은 뒤 4월 이후에 떨어지는 예상도를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심은하 숭실대 수학과 교수는 정점 시기와 규모를 ‘3월 중순 36만 명(숨은 감염자 포함)’으로 제시했다.

일각에선 지난해 ‘델타발 4차 대유행’ 시절 한국과 미국, 영국의 유행 상황을 감안할 때 한국의 오미크론 정점이 3월 말이 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당시 미국과 영국에서 델타가 우세종이 된 뒤 정점을 찍는 데 걸린 기간은 각각 두 달 반과 한 달 반 정도로, 5개월이 걸린 한국보다 두세 배 빨랐다.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된 뒤 정점에 도달한 기간은 영국 3주, 미국 5주였다. 한국에서 오미크론이 우세종으로 올라선 게 1월 중순인 만큼 델타가 기승을 부릴 때처럼 영국과 미국보다 각각 세 배(9주)와 두 배(10주) 늦게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계산하면 3월 하순이 된다.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정점 시점이 한 달 가까이 늦어지면 규모도 커질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한국에서 코로나 유행이 오래 지속되는 이유에 대해 실제 감염을 통해 ‘자연면역’을 얻은 사람이 적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철저한 방역수칙 준수가 오히려 걸림돌이 된다는 얘기다. ‘방역의 역설’인 셈이다.

오상헌/이선아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