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를 메리어트처럼"…신동빈 키우는 롯데호텔 '첫 해외수출'

입력 2022-02-17 12:19
수정 2022-02-17 13:52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이 전략적으로 키우는 롯데호텔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국내 호텔 브랜드 가운데 처음으로 해외에서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으며 '수출'하게 된 것이다.

롯데호텔(호텔롯데)은 러시아 건설기업 메트로폴리스그룹과 호텔 운영을 위한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16일 밝혔다.

이번 계약은 롯데호텔뿐 아니라 국내 호텔의 프랜차이즈 계약 1호다. 프랜차이즈 계약은 호텔 소유주가 호텔을 직접 운영하되, 특정 호텔 브랜드에 수수료를 지급하고 브랜드와 운영방식 기준(스탠다드) 등을 제공하는 형태의 계약이다. 호텔업계에선 브랜드 경쟁력을 인정 받은 메리어트 등 인지도가 높은 글로벌 호텔 브랜드들이 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롯데호텔 측은 "운영은 호텔이 하는 위탁과 달리 프랜차이즈는 호텔 브랜드 입장에선 별도 투자금액을 들이지 않고도 브랜드 확장과 수익 창출이 용이한 사업 모델"이라고 소개했다. 러시아 요지에서 4개의 5성급 호텔을 성공적으로 운영한 역량이 현지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계약 성사가 가능했다는 후문.

이번 계약에 따라 과거 동계 올림픽이 열렸던 러시아 휴양도시 소치에서는 5번째 롯데호텔이 2025년 문을 열게 된다.

안세진 롯데호텔 대표이사는 “진입장벽이 높은 호텔 분야에서 롯데호텔이 해외에서도 '이름값'을 지불하는 브랜드로 자리잡았다는 데 긍지를 느낀다"고 자평했다. 이어 "프랜차이즈 방식과 같이 경영 효율을 제고한 운영 서비스를 통해 성공적인 글로벌 시장 공략을 이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롯데호텔은 이번 프랜차이즈 계약이 해외 진출 10여년 만에 핵심 경쟁력을 인정 받은 결과로 보고 있다. 2010년 국내 호텔 브랜드 중 최초로 러시아 모스크바에 호텔을 연 롯데호텔은 이후 우즈베키스탄, 미얀마에 이어 2015년 미국 뉴욕에서도 직영 및 위탁 운영 방식으로 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32개(해외 12개·국내 20개) 호텔과 리조트를 운영하고 있다.

호텔롯데는 신동빈 회장이 유통 헤드쿼터 중 각별히 챙기는 계열사이기도 하다. 2020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신 회장은 유통 부문(당시 비즈니스유닛) 오프라인 매장 구조조정 방침을 전하면서도 호텔사업의 경우 투자를 집행해 글로벌 기업으로 키워내겠다고 했다.

그는 당시 "호텔 부문에선 인수·합병(M&A)을 포함해 향후 5년간 현재의 2배인 전세계 3만 객실 체제로 확충하겠다"고 언급했다. 이후 롯데호텔은 롯데뉴욕시애틀의 문을 열며 미국 지역 세 번째 롯데호텔을 열었고, 올해도 시카고 소재 킴튼 호텔 모나코를 인수해 라이프스타일 호텔 브랜드 L7으로 리뉴얼 중이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