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KEDI혁신기업ESG30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이 500억원을 돌파했다. 100억원 안팎 규모로 시작한 국내주식형 ETF 중 역대 세 번째로 빨리 500억원을 넘어서는 기록을 세웠다. 이 ETF는 한국경제신문사가 만든 주가지수 KEDI30(KEDI혁신기업ESG30)을 기반으로 하는 상품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TIGER KEDI30 ETF의 16일 기준 순자산 총액은 533억9000만원이었다. 지난 8일 상장 후 6영업일 만에 500억원을 넘었다. 최초 순자산 100억원이 500억원으로 불어났다는 것은 이 ETF를 사려는 투자자가 많아 미래에셋자산운용이 ETF를 400억원어치 추가 발행했다는 의미다.
최초 순자산이 100억원 안팎이었던 국내주식형 ETF 중 가장 빨리 500억원을 달성한 것은 2019년 5월 삼성자산운용이 동시 상장한 ‘KODEX Fn성장’과 ‘KODEX 배당가치’다. 두 ETF는 모두 500억원을 넘어서기까지 4영업일이 걸렸다.
다만 두 ETF는 개인 투자자들이 많이 사들여 순자산이 늘어난 게 아니라 기관투자가인 보험사가 대거 매수한 이례적인 경우다. KODEX Fn성장 ETF는 4영업일 동안 보험사가 638억원어치, KODEX 배당가치 ETF는 125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대부분이 관계사인 삼성생명 자금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두 ETF의 개인 순매수 규모는 상장 후 10영업일간 각각 3만원, 51만원에 불과했다. TIGER KEDI30 ETF는 6영업일 동안 개인 순매수액이 335억원에 달했다.
TIGER KEDI30 ETF는 최초 순자산이 500억원 미만인 ETF로 범위를 넓혀도 열 번째로 빠르게 500억원을 달성했다. 최초 순자산 478억원으로 출발한 ‘HANARO MSCI Korea TR’, 488억원이었던 ‘TIGER KTOP30’은 8영업일 만에 500억원으로 순자산이 늘었다.
TIGER KEDI30 ETF는 국내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 130여 명이 혁신기업 50곳을 1차적으로 선별하면 한경, 연세대 경영대 동반경영연구센터, IBS컨설팅이 공동 개발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모델을 적용해 30곳을 최종 선정하는 식으로 종목을 구성한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네이버 등 대기업뿐 아니라 리노공업, 더존비즈온 등 강소기업까지 투자 대상이다.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 대표는 “포트폴리오가 대형주와 중소형주를 아우르며 균형 있게 짜여 있다”며 “장기 투자에 적합한 ‘혁신하는 착한 기업’에 선별적으로 투자한다는 콘셉트에 매력을 느낀 개인 투자자들이 주가 하락 구간을 활용해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TIGER KEDI30 ETF는 17일 0.40% 오른 9995원에 거래를 마쳤다. 거래량은 85만6000주, 거래금액은 85억8100만원이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