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맞춤형 가전 비스포크가 한 번 더 진화했다. 가전제품끼리 연동돼 마치 하나의 시스템처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고급 소재와 디자인을 적용한 프리미엄 라인도 추가됐다.
삼성전자는 17일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 미디어 행사를 열고 ‘2022년 비스포크 홈’ 신제품을 공개했다. 행사 주제는 ‘비욘드 비스포크’였다. 가전 기능과 디자인을 차별화하는 데서 나아가 사용 경험까지 차별화하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알아서 다 해주는 가전삼성전자는 이날 공개한 인공지능(AI) 기반 가전 솔루션 ‘스마트싱스 홈 라이프’를 통해 가전을 사용하면서 불편했거나 기존에는 실행하기 어려웠던 일을 도와주는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삼성 비스포크 가전을 모두 연결한 뒤 쿠킹, 에어 케어, 펫 케어, 클로딩 케어, 에너지, 홈 케어 등 6대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이날 양혜순 삼성전자 부사장은 “소비자가 고민할 필요 없이 기기가 다 알아서 해준다”고 설명했다.
가령 냉장고에 얼려 놓은 소고기 안심 정보를 센서가 인식해 ‘스마트싱스 앱’으로 보내고, 앱에선 스테이크 레시피를 추천해준다. 고기 양에 따라 냉장고에서 해동해야 할 시간도 알려준다. 앱을 통해 레시피를 음성으로 안내받을 수도 있다. 스마트싱스 앱은 팬에 고기를 구울 때 인덕션이 감지한 온도에서 고기를 올리라는 것까지 알려준다. 올해 새로 도입한 ‘쿡 센서’로 고기 속 온도를 측정해 굽기 정도도 파악할 수 있다. 조리가 끝나면 메뉴에 맞춰 식기세척기에서 세척 코스를 추천받는 것도 가능하다.
스마트싱스 홈 라이프는 이 밖에 세제와 섬유유연제 사용량을 계산해 구매 시기를 알려주고, 가전 전기사용료도 계산한다. 목표 전기사용료를 설정하면 가전제품이 전력을 너무 많이 쓰지 않도록 조절하는 기능도 있다. 프리미엄 라인 추가삼성전자는 행사에서 최근 출시한 ‘비스포크 인피니트’ 라인을 공개했다. 기존 뉴 셰프 컬렉션을 대체하는 프리미엄 라인이다. 가구와 어우러진 소재와 디자인을 통해 ‘빌트인’처럼 보이는 게 특징이다.
인피니트 라인은 냉장·냉동·김치·와인 기능을 적용한 1도어 냉장고와 대용량 4도어 냉장고, 오븐·인덕션·스마트후드·식기세척기 등의 제품으로 구성됐다. 비스포크 냉장고 인피니트 라인은 손을 갖다대면 자동으로 문이 열리고, 다양한 크기의 얼음을 제조하는 기능을 갖췄다. 비스포크 와인냉장고 인피니트는 최대 101병까지 보관할 수 있다. 와인 종류에 따라 알맞은 온도로 분리 보관할 수 있고, 센서를 통해 와인 정보를 저장해놨다가 사용자가 요리할 때 곁들이기 좋은 와인을 추천해준다.
삼성전자는 이날 새로운 비스포크 가전제품 24종도 공개했다. 패널로 쓸 수 있는 색상은 19가지다. 올해 트렌드에 어울리는 색상인 ‘이브닝 코랄’과 ‘모닝 블루’를 추가했다.
지난해 국내에서 팔린 삼성 소비자 가전 중 비스포크 매출 비중은 80%가 넘었다. 삼성전자는 올해 비스포크 출시 국가를 50여 개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북미와 유럽, 러시아를 비롯한 독립국가연합(CIS) 지역에 생산 체제를 갖췄다. 비스포크는 기존 가전과 달리 반조립 형태로 제조한 뒤 소비지 근처에서 패널을 조립해 배송하는 방식으로 생산한다.
이재승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사장)은 “공간과 시간, 경험의 한계를 극복해 소비자가 누릴 수 있는 가치를 계속 확장해 나갈 것”이라며 “앞으로도 진화할 영역이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