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일어나고 미국이 러시아를 제재하면 증시는 한 번 더 출렁거릴 것이다. 그때 빠르게 대응하려면 지금은 어느 정도 현금을 쥐고 있는 게 낫다.”
강현담 타임폴리오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 부장(사진)은 1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정학적 리스크를 증시의 최대 변수로 꼽으면서 이같이 말했다. 강 부장은 한국경제신문사와 한국펀드평가가 주관한 ‘2022 대한민국 펀드대상’에서 공모펀드 부문 ‘올해의 펀드매니저’상을 받았다. 2019년 사모펀드 부문에서 같은 상을 받은 뒤 두 번째다. 공·사모 부문을 모두 석권한 건 강 부장이 처음이다.
강 부장이 운용 중인 타임폴리오마켓리더펀드의 설정일(2020년 12월 2일) 이후 1년 수익률은 34.06%에 달한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23.98%포인트 웃돌았다.
강 부장은 “성급한 생각을 버리고 우크라이나 이슈의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를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투자 성향에 따라 30~50%의 현금 비중을 갖고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전략을 권한다”고 말했다.
단기간에 코스피지수가 3000선을 회복하기는 힘든 만큼 2600~2850에서 지수가 내리면 주식을 사 현금 비중을 낮추고, 주가가 오르면 현금을 늘리는 식으로 대응하라고 조언했다.
지금 주식을 담는다면 반도체섹터가 가장 좋은 대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변동성 장세에서는 특정 테마보다 산업 내 플레이어가 적고 최고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섹터와 종목군이 유리하다”며 “지금은 반도체섹터가 유가증권시장 내에서 변동성과 수익률을 모두 감안할 때 가장 좋은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반도체 수요에 대한 잡음이 있을 수 있지만 공급 부족으로 내년까지 높은 수익성을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장기적으로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기조가 투자 신호등 역할을 할 것이라고 봤다.
강 부장은 “시장은 지난 10년간의 저금리 관성 속에서 Fed의 인플레이션 및 장기 금리 목표에 대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며 “주식을 중장기로 보유하는 투자자의 경우 Fed의 금리 기조가 보다 완화적으로 바뀐 것을 확인하고 주식 비중을 늘려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 속도가 늦어지는 것을 확인한 후 주식을 매수하라는 얘기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