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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중국인들이 정부의 정치적 의제에 걸맞은 소비를 하는 성향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수년간 운동화 시장에서 1위를 기록했던 '나이키' 대신 2군에 머물던 중국산 브랜드들이 매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h3>블룸버그통신은 15일(현지 시간) 중국 시장에 투자한 해외 브랜드들의 중국 내 매출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그간 해외 브랜드들은 14억명이나 되는 소비자를 보유한 중국을 수십년간 성장이 보장되는 시장으로 여겼다.
그러나 최근 중국이 미국 등 서구와 무역, 사이버 안보, 인권 등 다양한 부문에서 갈등을 빚으면서 중국인들이 정부의 정치적 의제에 맞춰 소비를 하는 성향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이러한 민족주의가 소비에 영향을 미친 사례 중 하나는 운동화 시장이다. 중국 내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알리바바 티몰에서 2018년엔 나이키가 매출 1위를 기록했고, 2019년에도 해외 브랜드인 나이키와 아디다스가 1위 자리를 두고 다퉜지만 지난해 3월 나이키와 아디다스 등이 인권침해 논란이 있는 신장 위구르 지역 면화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힌 이후 2군에 머물렀던 중국산 브랜드들이 최초로 매출 1·2위를 차지했다.
이들은 신장 면화에 대한 지지 성명을 발표하고 자금성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의 운동화를 내놓으면서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7월엔 얼커라는 하위권 국산 브랜드가 홍수로 피해를 입은 허난성 지역에 거액의 기부금을 보내면서 애국소비운동의 물결에 올라타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해당 매체는 이같은 현상의 원인을 중국의 '공격적 민족주의'에서 찾았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공격적 민족주의를 통치 수단으로 삼으면서 이전에는 제품의 품질과 안전성을 우선시하던 중국인들이 이제는 국내 브랜드를 선호하게 됐다는 것.
이뿐만 아니라 화장품, 음료, 유아식, 의류 등 중국산 상품보다 해외 상품이 선호되는 다양한 부문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고 있다. 2008년 영아 6명이 사망하고 29만여명이 입원했던 ‘멜라민 분유 파동’으로 현지인들은 국산 분유 브랜드를 기피해왔다. 하지만 현재는 차이나페이허 등 국내 분유업체들이 서양 업체들보다 우위를 기록하고 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