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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까지 미국의 7~8회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나오는 가운데 현금 창출력이 높은 업종과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는 전략이 제시됐다. 현금흐름이 견고한 기업은 금리 상승기에 펀더멘털과 수급 안정성이 더 부각되기 때문에 장 반등 시 강세를 보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 증시에서는 반도체, 정보기술(IT) 하드웨어·소프트웨어, 미디어·엔터 등이 현금 창출력이 돋보이는 업종으로 꼽혔다. “현금 창출력에 따라 차별화 보일 것”
신한금융투자는 “금리 인상기 주목해야 할 것은 기업들의 현금 창출력”이라며 “보유한 현금이 크고 현금흐름이 탄탄한 기업은 자금 조달 필요성이 낮고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도 제약되지 않아 향후 주가와 펀더멘털 안정성이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내놨다.
금리가 오르면 현금이 부족한 기업의 경우 자금 조달과 투자가 위축되는 경향이 있다. 성장을 위해 외부에서 부채로 자금을 조달할 경우 높아진 금리는 순이익에 악영향을 미친다. 증시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도 있지만, 주주가치가 훼손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현금 창출력이 뛰어난 기업은 오히려 자사주 매입, 배당 등 주주환원정책까지 펼치면서 프리미엄까지 받을 수 있다.
실제 글로벌 증시에서는 최근 3개월간 현금흐름이 좋은 기업들이 선방하고 있다. 자사주 매입 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인베스코 바이백 어치버스’(PKW)는 올 들어 -3.87%, 전 고점 대비 -5.9% 하락률을 보이는 데 그쳤다. S&P500지수가 올 들어 7%가량 떨어진 것에 비하면 양호한 성과다. 반면 최근 기업공개(IPO)를 한 중소형 기술주를 주로 담는 대표 ETF인 ‘르네상스 IPO’는 연초 대비 -14%, 고점 대비 -38.4%의 큰 하락폭을 보이고 있다.
기술주도 현금흐름 유무가 명암을 갈랐다. 대형 성장주가 고점 대비 13.1% 하락하는 동안 중소형 성장주는 22.5% 떨어졌다. 김성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 등에서 보이는 수급, 향후 성장을 위한 투자 여력 등에 대한 신뢰 여부가 주가 차별화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등 대형 성장주는 평균 매출의 16%를 잉여현금흐름(FCF)으로 창출하지만, 중소형 성장주는 0.6%밖에 회수하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IT, 제약, 금융, 필수소비재 추천업종별로는 코로나19 이후 미 증시를 주도해온 성장주가 강한 현금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반도체, IT 소프트웨어·하드웨어, 미디어·엔터가 대표적이다. 가치주 군에서 금융, 제약·바이오 등도 현금 창출력이 좋은 업종으로 꼽혔다.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긴축으로 돌아서도 보유현금이 풍부해 투자나 주주환원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업종”이라고 설명했다.
S&P100과 나스닥100 기업 내에서 잉여현금흐름과 매출 대비 잉여현금흐름이 높은 상위 기업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벅셔해서웨이, JP모간, 오라클, 메타플랫폼즈, 뱅크오브아메리카, P&G, 홈디포, AT&T, 차터커뮤니케이션, 엑슨모빌, 월마트, 로우스, J&J, 모건스탠리, 씨티그룹, 비자 등이 꼽혔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