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가 대전 도심 갑천 습지의 국가습지보호구역 지정에 재도전한다고 16일 밝혔다. 대전시는 전문가와 시민단체, 주민 등 의견을 수렴한 뒤 이르면 다음달 환경부에 지정을 신청할 계획이다. 대전시가 추진하는 국가습지보호구역 지정 신청 대상은 서구 정림동 가수원교부터 월평동 만년교까지 3.7㎞ 구간이다.
갑천 습지는 약 6㎞에 걸쳐 펼쳐져 있다. 이곳에는 미호종개 등 30여 종의 법정 보호종을 포함해 900여 종의 동식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서구 가수원동 태봉보~서구 월평동 푸른빛흐름터 징검다리에 이르는 갑천 자연하천구간은 수달, 원앙, 낙지다리 등 법적보호종 13종 등 육·수상 생물이 공존하는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지역으로 평가받는다. 수달과 삵, 큰고니, 말똥가리 등 멸종위기종 5종이 서식할 만큼 야생생물의 서식 환경이 조성돼 있다. 갑천 습지는 월평공원과 접해 있는 전국 유일의 도심 내 습지로 열섬현상 예방 효과도 높다는 평가다.
대전시는 10년 전인 2012년에도 국가습지보호구역 지정을 추진했다. 하지만 당시 습지보호법상 자연하천 습지는 보호 대상이 아니어서 무산됐다. 올해 습지보호법 개정으로 하천 습지도 보호 대상에 포함됨에 따라 재지정에 나선 것이라고 대전시는 설명했다. 지역 환경단체와 종교계도 갑천 습지의 국가습지보호구역 지정을 촉구하고 있다.
대전시는 온라인 설문조사와 각계 대표가 참석하는 원탁회의 등을 거쳐 내달 환경부에 국가습지보호지역 지정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전재현 대전시 환경녹지국장은 “갑천 습지는 전국적으로도 유일하게 도심 속에 있다”며 “국가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