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기식 기업 속 썩이는 홈쇼핑…“편성 늘며 수익성 악화”

입력 2022-02-16 15:33
수정 2022-02-22 07:02
지난해 국내 건강기능식품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됐다. 홈쇼핑 내 건기식 판매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매출은 줄고 수수료 비중이 높아진 것이다. 기업들은 판매 경로를 다각화해 홈쇼핑 비중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16일 건기식 업계에 따르면 홈쇼핑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려면, 방송편성당 정액 수수료와 판매에 비례한 정률수수료를 함께 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정액 수수료는 홈쇼핑 방송국 및 편성 요일, 시간 등에 따라 다르지만 판매량과 관계없이 선급금 개념으로 지출된다.

홈쇼핑 방송에 대한 고정비 성격이기 때문에, 방송 판매량이 감소하면 수익성을 악화시킨다.

지난해 홈쇼핑 내 건기식 경쟁 심화는 영업이익률 하락으로 이어졌다. 코로나19로 인해 건기식 판매가 늘어나자 홈쇼핑 방송국은 편성 횟수를 늘렸다. 건기식을 취급하는 기업이 많아진 것도 편성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늘어난 건기식 방송으로 방송당 판매되는 제품 매출은 줄어들었다는 게 기업들의 설명이다. 판매가 줄어도 정액 수수료는 그대로 부과돼 홈쇼핑 매출의 영업이익률도 낮아졌다.

뉴트리의 2021년 매출은 2481억원으로 전년 대비 30.5% 증가했다. 그러나 매출 증가에도 영업이익은 209억원을 기록해 11.1% 감소했다. 에이치피오는 지난해 12.22% 늘어난 160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36억원으로 7.83% 줄었다. 프롬바이오도 매출은 2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 46% 뒷걸음질쳤다.

지난해 잠정실적 기준 뉴트리 프롬바이오 에이치피오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8.4% 8.4% 14.7%였다. 전년 대비 3.9%포인트 10.6%포인트 3.2%포인트 축소됐다.

프롬바이오는 홈쇼핑 유통 확대로 매출은 증가했지만 수수료 및 마케팅비용 상승으로 영업이익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프롬바이오는 자사몰 판매와 및 실시간 소통 판매(라이브커머스)를 확대하고 해외 판매를 늘리는 방법으로 수익성을 개선할 계획이다. 에이치피오, 올해 온라인 매출 비중 50% 내외 목표

에이치피오도 판매망을 다각화하는 방식으로 전체 매출에서 홈쇼핑이 차지하는 비중을 줄여나간다는 방침이다.

에이치피오는 2018년 홈쇼핑 매출이 70%에 달했지만 직영몰 등을 통해 온라인 판매 비중을 점점 높여왔다. 온라인 판매 비중은 2020년 39.5%에서 지난해 3분기 43.1%까지 늘었다. 올해는 50% 내외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다.

서주원 에이치피오 미래전략팀 이사는 “홈쇼핑 내 경쟁이 치열해기 전부터 온라인 마케팅에 집중해온 결과 작년 직영몰 방문자가 700만명을 기록했다”며 “홈쇼핑 구성과 차별화해 온라인 매출 비중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홈쇼핑에서 판매하지 않는 1개월분 제품에 대한 직영몰에서의 판매가를 낮추거나 온라인 전용 신제품을 출시하겠다는 것이다. 주력 제품군인 유산균과 비타민의 경우 연령 및 성별에 맞춰 제품을 세분화해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킨다는 목표다. 뉴트리 “오프라인 판매 비중 10%까지 확대할 것”

뉴트리는 온라인 비중을 2019년 10% 초반대에서 지난해 3분기 기준 25%까지 높였다. 올해는 30%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다.

오프라인 매출 비중도 확대할 계획이다. 기존에 백화점 창고형마트 면세점 등을 통한 매출 비중은 2020년에 3%, 지난해 5% 수준이었다. 올해는 약국 유통을 새롭게 추가하며 10%까지 비중을 높일 방침이다. 약국망을 갖춘 기존 유통 협력사가 판매해서 위험 부담이 적을 것으로 봤다.

한승호 뉴트리 이사는 ”단순히 매출을 높이기 홈쇼핑 편성을 늘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온라인 및 오프라인 매출 비중을 높이며 철저하게 수익성 위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했다.

올해 목표 영업이익률로는 12%를 제시했다. 하반기에는 관절건강용 콜라겐 신제품을 출시한다. 이를 통한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박인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