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물가 30% 급등…커지는 인플레 우려

입력 2022-02-15 17:17
수정 2022-02-16 01:13
국제 유가가 고공 행진하면서 지난달 수입제품 물가가 30%가량 뜀박질했다. 수입품 물가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만큼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 우려도 그만큼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 1월 수입물가지수(2015년 100 기준)가 132.27로 작년 1월과 비교해 30.1% 올랐다고 15일 발표했다. 수입물가 상승률은 전달(29.6%)보다 소폭 오른 것은 물론 11개월 연속 상승 행진을 이어갔다. 수입물가는 전달 대비로는 4.1% 올랐다. 전월 대비 기준 수입물가 상승률은 작년 11월(-1.0%)과 12월(-2.0%)에 내림세를 보였지만 지난달에는 반등했다.

치솟는 국제 유가가 수입물가를 밀어 올렸다. 두바이유는 지난달 평균 배럴당 83.47달러로 작년 1월보다 52.3% 뛰었다. 전달(73.21달러)과 비교하면 14.0% 올랐다.

품목별로는 중간재 가운데 석탄·석유제품(54.1%), 1차 금속제품(37.3%), 화학제품(29.9%) 등이 1년 전과 비교해 크게 뛰었다. 제트유(88.8%), 나프타(58.9%), 알루미늄정련품(47.4%), 옥수수(32.1%) 등도 눈에 띄게 상승했다. 수출 물가도 크게 뛰었다. 지난달 수출물가지수는 116.01을 기록해 작년 1월 대비 22.3% 오르는 등 12개월 연속 상승 행진을 이어갔다. 전달과 비교해 1.4% 올라 석 달 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 유가가 오름세를 이어가는 만큼 수입물가 뜀박질이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4일(현지시간) 3월물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2.5% 오른 배럴당 95.46달러로 2014년 9월 3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부에 따라 국제 유가가 배럴당 120~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제 유가를 비롯한 각종 원자재 가격이 오르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1200원 안팎을 맴도는 것도 수입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해외에서 들여오는 원자재의 원화 환산 가격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덩달아 국내 소비자물가의 상승 압력도 더 커질 전망이다. 기업이 상승한 원자재 매입 비용을 시차를 두고 제품 가격에 전가해서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달 3.6%를 기록하는 등 넉 달째 3%대를 이어가고 있다. 상승 압력이 커지는 수입물가 등의 영향으로 올해 연간으로 소비자물가가 3%대를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