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의 선행 지표로 꼽히는 심리지수가 매매·전세시장에서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거래절벽’ 상황에 대출규제 강화, 금리 인상 등이 겹치면서 집값 조정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가 발표한 ‘1월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의 주택 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05.8로 전달(109.4)보다 3.6포인트 하락했다. 2019년 5월(97.3) 이후 2년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주택 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15 이상이면 상승, 95∼115 미만이면 보합, 95 미만이면 하강 국면으로 분류한다. 심리지수는 가격이나 거래량 지표보다 1~2개월 선행해 시장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평가받는다. 매수자들의 심리적 변화가 집값 상승 혹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은 지난달 105.3으로 전월(108.1) 대비 2.8포인트 내렸다. 5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2019년 4월(97.9) 이후 2년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경기(109.1→105.6)와 인천(109.6→104.0)도 모두 전월 대비 내림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지방은 110.3에서 106.2로 하락했다. 대구(95.0→92.2)가 보합 국면에서 하락 국면으로 전환됐다. 광주(120.5→113.5)와 충남(124.0→111.8), 전북(125.3→111.9), 경남(120.0→114.1), 제주(120.8→111.9) 등은 상승 국면에서 보합 국면으로 돌아섰다.
전세시장 소비심리지수도 주춤하고 있다. 전국의 전세시장 소비심리지수는 98.9로 작년 9월 이후 4개월 연속(119.3→111.7→105.8→100.0→98.9) 내렸다. 세종은 작년 11월 이후 3개월 연속(85.1→78.7→73.6) 하락 국면을 이어갔다.
한편 주택산업연구원은 2월 전국 분양경기실사지수(HSSI) 전망치가 71.5로, 지난달보다 4.7포인트 하락했다고 이날 밝혔다. HSSI는 공급자 입장에서 분양을 앞두고 있거나 분양 중인 단지의 분양 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다. HSSI가 100을 초과하면 분양 전망이 긍정적이라는 것을,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전국 HSSI 전망치는 지난달 12.2포인트 하락한 데 이어 두 달 연속 내림세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