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기념주화'까지 발행한 北… 대규모 열병식 개최하나

입력 2022-02-15 14:04
수정 2022-02-15 14:07
북한이 ‘광명성절’로 기념하는 김정일 생일을 하루 앞두고 기념주화까지 발행하는 등 대대적인 김정일 띄우기에 나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열병식을 개최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조선중앙통신은 15일 “김정일 동지의 탄생 80돌을 맞으며 우리 나라에서 기념주화를 발행한다”며 “이와 관련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이 10일에 발표되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이번에 금화와 은화로 만든 기념주화에는 앞면에 김정일의 모습과 함께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 탄생 80돌’이라는 문구가 새겨졌고, 뒷면엔 백두산 밀영 생가와 정일봉의 모습이 담겼다. 김정일은 러시아 하바롭스크에서 태어난 것으로 알려졌지만 북한은 백두산 일대인 양강도 삼지연 군의 밀영을 김정일의 출생지라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이 선대의 생일을 맞아 기념주화를 만드는 것은 이례적이다. 북한은 앞서 2020년 10월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주화와 2019년 12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발사 장면을 형상화한 기념주화를 발행한 적이 있지만 이미 최대 명절로 기념하는 김정일 생일을 맞아 발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가 김정일 생일 80주년으로 북한에서는 의미를 부여하는 정주년(5·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인 것을 특별히 기념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 매체들은 크고 작은 기념행사 소식을 전하면서 축제 분위기를 유도했다. 전날 평양체육관에서는 노동당 찬가 등을 선보이는 공연인 '빛나라 정일봉'이 열렸고, 지난 12일부터는 '제1차 광명성절 경축 인민예술축전'이 열리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당 정치국 회의에서 김정일 생일 80주년과 오는 4월 15일 김일성 생일 110주년을 성대하게 치르는 문제를 논의한 것에 따라 대대적인 행사를 펼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규모 열병식을 개최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북한은 지난달부터 평양 미림비행장 일대에서 열병식을 준비하는 동향이 지속해서 포착돼왔다.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현재 북한군은 동계훈련 중에 있으며, 정치행사 준비동향에 대해서도 우리 군은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현재까지는 추가로 설명드릴만 한 주목할 만한 변화는 없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북한 동향이 열병식 준비 초기인 점 등을 고려할 때 이번 달에는 개최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경우 16일에는 평양 김일성 광장 일대에서 군중 행사와 전투기 및 드론 등을 동원한 축하 비행, 화려한 불꽃놀이 등으로 갈음하고 오는 4월 김일성 생일을 기념하여 더욱 큰 규모로 개최될 전망이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