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 등에 대한 우려와 우크라이나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한국 증시를 덮쳤다. 코스피 지수는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장중 2700선 아래로 밀리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방어주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3.23포인트(1.57%) 하락한 2704.48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지수는 전장보다 32.61포인트(1.19%) 내린 2715.10에 출발해 하락세를 이어갔다.
오전 한 때에는 2.16% 하락한 2688.24까지 밀리기도 했다. 지수가 장중 2700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달 28일 이후 8거래일만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이 1868억원 순매도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706억원, 934억원을 순매수했다.
이처럼 코스피가 부진한 이유는 지난해 4분기 실적 부진과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금융시장이 경기불안과 긴축에 대한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어서다. 4분기 실적 부진에 이은 원자재 가격 상승, 글로벌 경기불안, 금리 상승 압력 확대 등 기업 실적에 부담요인들이 특히 올해 1분기 실적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게다가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유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유가는 비수기, 달러 강세, 증시 급락 등에도 견조한 상승세를 지속 중이다. 증시 하락과 유가 상승의 불편한 흐름은 연초 후 계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융, 통신, 음식료 등 전통적인 방어주 성격의 업종이 선방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2월 중반 이후 통화정책 부담은 이전보다 더 커진 상황에서 경기불안심리가 유입될 경우 코스피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에 하방압력 가중될 것"이라며 "최대한 현금비중을 확보하고 업종대응에 있어서는 금융, 통신 등 철저히 방어주 성격으로 대응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물가 정점 기대감이 계속 지연되는데다 지정학적 우려도 쉽게 해소되지 않아 대외 악재들의 불확실성은 지속되는 양상이다. 다만 대내 우려는 다소 완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외국인의 매수세 전환과 리오프닝(Re-opening) 기대감이 반영되는 등 긍정적인 요인 등도 같이 공존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리오프닝 관련주들의 상승 흐름이 이번주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0일까지 연장된 현재의 거리두기 상황을 정부가 완화시킬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최근 확진자 급증 상황이지만 위중증, 사망자수로 거리두가 조정을 판단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위드 코로나로의 방향성을 좀 더 명확하게 언급했다.
업황과 실적에 충실한 단기 가시성이 높은 종목군에 대한 관심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달 들어 외국인 매수세가 재개됐다. SK하이닉스,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한국금융지주, NH투자증권, GS, 이마트, KT, KT&G 등은 최근 들어 순매수 추세가 더욱 강화되는 종목군이라는 게 흥국증권의 분석이다.
변준호 흥국증권 연구원은 "실적과 수급 상황을 고려한 변동성 장세에 유리한 포트폴리오는 반도체와 내수주로 판단된다"며 "지표들을 보면 반도체, 하드웨어, 은행, 보험, 음식료 등의 업종에서 상향 조정이 나타나고 있어 변동성 장세에 유리한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