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윤석열, 족발열차" vs 국민의힘 "이재명, 실내흡연" [조미현의 국회 삐뚤게 보기]

입력 2022-02-14 19:29
수정 2022-02-14 19:55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열차 내 좌석에 발을 올려놓은 사진이 공개되면서 비판을 받았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후보를 향해 "특권의식을 드러냈다", "오만하다" 등의 맹공격을 가했는데요.

그러자 국민의힘은 14일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2014년 한 식당에서 실내흡연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반격에 나섰습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 후보가 실내에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유하며 "여기(이 후보)는 옆에서 하지 말라고 해도 (흡연을) 한 거"라며 "(윤 후보에게)공중도덕 결여다, 국제적 망신이다라고 급발진하신 그분(여권 인사)들의 반응이 기대된다"라고 했습니다.

황규한 국민의힘 선대본부 대변인은 논평에서 "이재명 후보는 공공장소인 음식점에서 흡연한 사진의 경위와 위법 여부를 국민 앞에 밝히라"고 요구했습니다.

황 대변인은 "지난 2014년 4월로 추정되는 시기, 식당에서 담배를 피우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모습이 온라인상에서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며 "한 네티즌이 올린 글과 첨부 사진 내용이 사실이라면, 2014년 2월 23일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 후보의 출판기념회가 있었고, 이후 이어진 뒤풀이 자리에서 이 후보가 식당 내 흡연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날 SNS에는 '이재명의 실체를 알았던 순간'이라는 네티즌의 글과 사진이 돌았습니다. 해당 게시물을 올린 네티즌은 이 후보가 실내에서 흡연하며 '여기서 담배를 피우면 안 되는 거 아닌가'라는 주위 사람의 만류에 "내가 세금을 거두는 걸 집행하는 사람인데 누가 뭐라고 하냐"고 대응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후보가 식당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진도 공개됐습니다.

황 대변인은 "국민건강증진을 위해 자영업자와 국민은 공익(公益)을 위해 희생과 자발적 참여로 법을 지키려 하는데, 정작 법 정착을 유도하고 독려해야 할 지자체장은 되레 법의 취지를 무색게 하며 버젓이 공공장소에서 담배를 피운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민주당 선대위는 "이재명 후보의 과거 흡연 사진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가 급격히 확산하고 있다"며 "제보자의 글에 따르면 2014년 당시는 실내흡연이 법률 위반 행위는 아니었다"고 반박했습니다.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에 따라 지난 2012년 12월 150㎡(약 45평) 이상 규모 식당과 술집, 커피전문점 등 모든 음식점이 금연구역으로 지정됐습니다. 2년 뒤인 2014년 1월에는 100㎡(약 30평) 음식점으로 확대됐고, 이듬해 1월 음식점 전면 흡연 금지가 이뤄졌습니다. 민주당의 주장대로라면, 이 후보가 실내 흡연을 한 식당은 100㎡ 이하의 식당이었다는 것입니다.

선대위는 "당시 참석자에 따르면 해당 공간에 일행 외 다른 손님은 없었고 후보의 해당 발언도 없었다"며 "아울러 후보와 일행들이 맞담배를 피울 정도로 격의 없던 자리였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윤석열 후보의 열차 구둣발 민폐를 감추기 위해 무려 8년 전 일을 꺼내 들며 물타기 하고 있다"며 "더불어민주당은 허위사실 유포 행위에 대하여 엄중 대응할 방침"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전용기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정말 비열하다"고 격앙된 반응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전 대변인은 SNS에 "열차 좌석에 구둣발을 올려 '족발열차'로 국민께 손가락질받으니 하라는 사과는 안 하고 '다리 경련'이니 유감이니 하다가 이제 옛날 사진 가져와 '쟤도 잘못했다'고 물타기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실내에 다른 손님 없이 일행만 있었고, 맞담배 피울 정도로 격의 없던 자리였다고 한다"고 해명하며 "특히 무려 8년 전의 일이니, 지금의 기준으로 재단할 일이 아니다"고 주장했습니다.

전 대변인은 "이런 게 '물타기의 교본'이다. '저열한 네거티브'다"라며 "반드시 갈아엎어야 할 '구태정치'다"고 비난했습니다.

이번 선거를 두고 '역대급 비호감 선거'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다음 달 치러질 한국 대통령 선거는 비호감들의 경쟁으로 불릴 만큼 역대 최악의 상황"이라며 "여·야 유력 주자를 둘러싼 논란이 끝없이 이어져 유권자들이 지쳐가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는데요.

윤 후보의 '쭉뻗' 논란과 이 후보의 '실내 흡연' 논란을 계속해서 부추기는 여야가 워싱턴포스트의 평가처럼 유권자들을 거듭 지치게 하고 있습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