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자영업자 대출이 급격하게 불어난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가계 대출과 개인사업자 대출을 통합 심사·관리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실제로는 사업 목적이 아닌데도 가계 대출 규제를 피해 개인사업자 대출을 받는 ‘꼼수 대출’을 억제하기 위한 차원이다. 빅테크(대형 인터넷기업)의 금융 영역 확대에 대응해 ‘한국형 빅테크 감독체계’도 마련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은 14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2년도 금융감독원 업무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목표는 ‘금융안정, 금융혁신, 금융소비자 보호의 빈틈없는 달성’으로 잡았다. 4대 핵심 전략으로는 △사전·사후 금융감독의 조화 △금융의 미래 준비 지원 및 실물경제 지원 기능 강화 △국민이 체감하는 금융소비자 보호 △가계 부채 등 금융시스템 내 잠재 위험요인에 대한 촘촘한 대비 등을 제시했다.
리스크 관리를 위해 개인사업자 대출 심사도 강화하겠다는 게 금감원의 계획이다. 지난해 가계 대출 규제 강화로 개인사업자 대출을 받아 개인 투자를 하는 등 유용 사례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소득 대비 대출 비율(LTI)’을 활용해 가계 대출과 개인사업자 대출 한도를 제한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 대출 용도심사를 강화하고 대출 사후관리 실태를 점검하기로 했다. 김미영 부원장보는 “개인사업자 대출의 각종 리스크 요인 및 LTI 운용 사례를 점검해 종합적인 개선 방안 등을 강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단 다음달 말로 예정된 대출 만기 연장 및 원금·이자 유예 조치 만료를 앞두고 소상공인 차주들의 연착륙 지원 방안은 계획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빅테크에 대한 감독 방안을 마련해 ‘금융 양극화’ 완화에도 힘쓰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빅테크 전자금융업자가 자율로 운영해 온 간편결제 수수료 관리 체계를 마련한다. 수수료 공시 시스템을 구축해 이용자가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또 거래 규모와 신규 사업 등 리스크를 고려해 대형 전자금융업자에 대한 현장 검사도 병행한다.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해서는 중저신용자 대출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신용평가체계 고도화를 지원할 예정이다. 사고가 적은 배달 플랫폼에는 보험료를 할인해주고, 배달 라이더가 배달 업무를 할 때만 보험 기능이 적용되는 ‘온·오프 보험’도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