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0까지 급락한 코스피…큰손들이 줍줍한 종목은

입력 2022-02-14 16:17
수정 2022-02-14 16:23

코스피지수가 2700선까지 하락하자 자산운용사들이 하나둘씩 저가매수에 나서고 있다. 코스피가 급락한 원인이 펀더멘탈 훼손보다는 LG에너지솔루션 신규 상장, 우크라이나 전운 고조 등 대외적 요인에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어서다. 일부 운용사는 주력 종목의 지분을 8~9%까지 확대했다. 영화 ‘빅쇼트’ 주인공인 마이클 버리도 코스피에 상장된 종목을 추가로 매수했다. ◆VIP운용, 5개종목 지분 확대2월3~14일 운용사들의 ‘5% 지분공시’를 조사한 결과 주요 운용사들이 10개 종목의 지분을 늘리거나 신규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운용사를 포함한 투자자들은 한 종목의 지분이 5%를 넘으면 거래내역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시해야 한다.

매수(롱) 전략에 집중하는 VIP자산운용은 5개 종목을 지분을 대폭 확대했다. 태평양물산(6.98→8.93%), SBS(6.67→8.02%), 아세아(6.26→9.26%), KSS해운(6.50→7.79%)은 8~9% 수준까지 지분을 늘렸다. 한라홀딩스는 5.09% 지분을 신규 공시했다.

VIP자산운용은 이들 종목 대부분을 현 주가보다 높은 단가에 매수했다. 최근 거래내역 기준 태평양물산을 주당 2287원에 15만6868주를 매수했다. SBS는 4만4000원대, KSS해운은 1만1500원대에 사들였다. 아세아는 13만원대에 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마이클 버리 픽은 비츠로셀영화 빅쇼트 주인공 마이클 버리가 이끄는 사이언에셋매니지먼트는 코스닥 상장사 비츠로셀 지분을 기존 4.95%에서 5.25%로 확대했다. 비츠로셀은 국내 점유율 1위 일차리튬전지업체다. 일차전지 기술력을 바탕으로 2차전지 소재로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사이언에셋은 비츠로셀을 2020년 3월 처음 사들인후 매수와 매도를 반복해왔다. 올해 증시가 급락하자 다시 매수(평균단가 1만5000원)에 나섰다. 비츠로셀은 세계 주요 자산운용사인 피델리티매니지먼트도 9.1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 외국인들은 코스피에서 반도체와 은행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외국인 코스피 순매수 1위(3~11일)는 SK하이닉스(7687억원), 2위는 삼성전자(4977억원)로 집계됐다. 우리금융지주(2390억원), KB금융(1837억원), 하나금융지주(1824억원)는 3~5위를 기록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태광산업 지분을 5.01%에서 6.05%로 확대했다. 트러스톤은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는 기업에 투자한 뒤 지배구조 개선을 이끌어냄으로써 수익을 추구하는 ‘신개념 행동주의’를 표방한다. 최근 BYC에 주주서한을 발송하며 주가 상승을 이끌어냈다. ◆와이더플래닛·테이팩스 주목한국투자신탁운용은 와이더플래닛 지분을 7.59%에서 8.88%로 늘렸다. 와이더플래닛은 타겟팅 광고 전문 기업이다. 빅데이터 기술을 이용한 맞춤형 광고 서비스를 제공한다. 올해 주가가 급락하면서 공모가(1만6000원) 수준인 1만565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가치투자 운용사인 한국투자밸류는 테이팩스(6.33→7.58%), 베어링자산운용은 에스에프에이(7.12→8.13%) 지분을 확대했다. 테이팩스는 전자소재용 테이프를 제조하는 업체다. LG에너지솔루션 원통형 배터리 특수 테이프 소재를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2차전지 매출이 확대되면서 2019년말 7.35%였던 영업이익률이 2021년(14%)로 개선됐다. 에스에프에이는 디스플레이 제조장비 기업이다. 최근 반도체, 2차전지 물류 장비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작년 4만4000원까지 올랐던 주가가 3만4000원까지 떨어졌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