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화 해설위원이 4년 전 우승을 다퉜던 라이벌 고다이라 나오(36·일본)가 부진한 성적을 보이자 눈물을 흘렸다.
평창 겨울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일본 빙상 스타 고다이라는 지난 13일 중국 베이징의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17위로 경기를 마감했다.
이날 고다이라는 초반 100m를 불안하게 출발했다. 레이스를 거듭하면서 속도가 떨어져 결국 17위로 이 종목을 마쳤다. 예상을 벗어난 결과에 절친이자 라이벌이었던 이상화는 눈물을 흘렸다.
경기를 본 이상화는 "그동안 내가 보지 못했던 고다이라의 레이스여서 지켜보기 힘들었다"라며 "대회 전 고다이라를 만났는데 나에게 '다시 한번 올림픽에서 우승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래서 나도 '한 번 챔피언은 영원한 챔피언'이라고 용기를 줬는데 아쉽다"라며 "무거운 왕관의 무게를 이겨낼 줄 알았는데 심리적인 압박이 정말 컸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일 스피드스케이팅을 대표하는 이상화와 고다이라는 치열한 경쟁을 펼친 라이벌이자 서로를 응원하고 위로하던 친구다.
고다이라는 2010년 밴쿠버올림픽과 2014년 소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이상화의 경기를 비디오로 돌려보면서 훈련했다고 알려졌다.
뒤늦게 꽃을 피운 고다이라는 마침내 2018년 평창올림픽에서 생애 첫 금메달을 따내며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경기 직후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이상화에게 다가가 안아주며 위로하는 모습은 한일 양국 팬들의 찬사를 받으며 평창올림픽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혔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