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도시기금 앵커리츠, 자율성 높여 투자 확대

입력 2022-02-14 10:00
수정 2022-02-14 10:01
주택도시기금 앵커리츠의 자산운용사인 코람코자산신탁이 국토교통부 및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함께 앵커리츠 운용구조를 개편해 국내 공모부동산간접투자시장 활성화에 나선다. 개편된 앵커리츠 투자가이드라인은 15일부터 적용된다.

앵커리츠는 2020년에 공모부동산간접투자시장 활성화를 위해 주택도시기금이 3000억 원을 출자해 조성한 국내 최초 블라인드형 리츠다. 국내 민간 리츠 시장점유율 1위 운용사 코람코자산신탁이 앵커리츠의 운용을 담당하고 있다.

앵커리츠는 공모·상장이 예정된 국내 우량 부동산간접투자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초기 투자에 참여한 후 이들이 상장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주된 역할이다. 또한 자산 규모가 점차 대형화하고 공모 비중도 증가하는 국내 대체·부동산간접투자시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주택도시기금의 전략적 여유자금 운용 채널의 하나이기도 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내 리츠시장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75조6000억원까지 성장했다. 과거에 비해 공모비중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투자유형도 기존 업무시설과 상업시설 일변도에서 벗어나 물류 및 데이터센터 등 다양한 산업군의 부동산자산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시장 변화에 발맞추어 국내 주요 연기금과 공제회 등은 이미 2020년부터 상장 리츠에 투자하는 블라인드 펀드를 확대하고 있다. 행정공제회와 교직원공제회의 경우 1차로 조성된 블라인드 펀드 설정액의 100%를 투자 완료했다. 최근에는 국민연금도 상장 리츠에 투자하는 블라인드펀드 설정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리츠 시장 최초 진출 투자기구인 앵커리츠의 투자약정액 소진율은 아직 16%에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앵커리츠 신규 투자 때 기금 여유자금 전담운용기관 2곳과의 복수협의를 거쳐야 하는 등 다소 비효율적인 운용구조와 투자 건마다 필요한 리츠 변경인가 등 복잡한 행정절차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코람코자산신탁은 국토교통부 주관 아래 주택도시보증공사와 함께 각계 전문가의 다양한 의견 등을 모아 앵커리츠에 대한 전반적인 개선 작업에 나섰다. 우선 운용구조를 효율적으로 개편한다. 신규투자 때 사전 협의기관을 현재 주택도시기금 전담운용기관 2곳(미래에셋자산운용, NH투자증권)에서 주택도시보증공사로 일원화하여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 자산관리회사에 의한 독립적 운용구조를 강화하여 타 연기금·공제회의 블라인드펀드와 유사한 수준의 자율성을 갖추게 했다.

다음으로 투자활동 범위를 대폭 확대한다. 앵커리츠의 투자범위가 상장 리츠, 공모부동산펀드의 발행단계에만 국한하지 않고 유통시장에서도 일정 부분 투자활동을 진행할 수 있게 개선했다. 개선된 기준에 따르면 앵커리츠는 기투자한 리츠에 대한 장내매수, 국내 상장된 리츠에 대한 장외거래·유상증자 참여, 해외 기초 자산이 포함된 상장 리츠 투자도 가능해진다. 이번 조치로 다양해진 국내 상장 리츠 상품들에 대한 투자 기회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앵커리츠 운용에 걸림돌이 되었던 제도 및 행정적 절차를 개선한다. 앵커리츠는 부동산에 투자하는 기존 리츠들과는 달리 다른 상장리츠나 공모펀드에 재간접으로 투자하는 국내 첫 블라인드형 리츠다. 그러다 보니 현재까지는 특별히 문제되지 않았던 리츠의 배당액 산정에 대한 상법과 법인세법간 규정의 차이로 인하여 투자자에게는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는 소지도 있었다.

지난 1월 13일 정부가 발표한 ‘공모·상장 활성화를 위한 리츠제도 개선방안‘에 따르면 앵커리츠 관련 배당규정 특례 개선이 반영되어 있어 조만간 이러한 제도상 문제점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또 앵커리츠가 투자를 진행할 때 마다 받아야 했던 변경인가 절차도 사후보고 등으로 간소화되어 앵커리츠의 투자 경쟁력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