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4당 대선 후보들이 13일 후보 등록을 마치면서 20대 대선 공식 일정이 시작됐다. 이날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게 여론조사 방식의 야권 후보 단일화를 전격 제안하면서 선거판이 출발부터 요동쳤다.
안 후보는 유튜브를 통해 “정권교체를 통한 구체제 종식과 국민 통합을 이뤄 미래로 가자는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는 건 어느 한 사람만의 힘으로는 어렵다”며 “더 좋은 정권교체를 위해 (윤 후보에게) 야권 후보 단일화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단일화 방식에 대해선 “여론조사 국민 경선을 통해 단일 후보를 정하고 누가 후보가 되든 서로의 러닝메이트가 되면 압도적 승리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제안했다. 후보 등록 시점에 안 후보가 먼저 단일화를 제안한 것이다.
윤 후보는 “정권교체를 위한 대의 차원에서 제안한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고민해보겠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고 밝혔다. 아쉬운 점에 대해선 “자세한 답변은 하지 않겠다”고 말을 아꼈다. 후보 간 담판이 아닌,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 제안에 아쉬움을 드러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양수 선거대책위원회 수석대변인도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큰 상태”라며 “정권교체를 바라지 않는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후보의 농간에 넘어가 야권분열책으로 악용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후보와 윤 후보 간 지지율 격차 추이가 야권 단일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이 후보, 윤 후보, 안 후보를 비롯해 심상정 정의당 후보 등 11명이 후보 등록을 마쳤다. 공식 선거 운동은 15일 시작된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