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4당 대선 후보들이 11일 열린 두 번째 TV 토론에서 경제·사회·복지 분야 현안을 두고 다시 충돌했다. 정책 위주로 맞붙었던 1차 때와 달리 배우자의 각종 의혹까지 꺼내 들며 난타전을 벌였다.
서울 필동 MBN 스튜디오에서 130분간 열린 이날 토론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작심한 듯 상대방의 약점을 파고들었다. 윤 후보는 이 후보의 성남시장 시절 백현동 아파트 개발 특혜 의혹에 대해 “두 차례 (부지)용도 변경이 반려됐던 산속의 자연녹지가 이 후보의 법률사무소 사무장이자 성남시장 선거 선대본부장을 한 분이 (아파트) 개발시행업체에 영입된 후 4단계 뛰어 준주거지가 됐다”며 “업자는 3000억원가량의 특혜를 받았다”고 몰아세웠다. 이 후보는 “국토교통부와 식품연구원이 요구하는 대로 법에 따라 용도를 바꿔준 것”이라고 응수했다. 윤 후보는 이 후보가 성남시장 재직 당시 벌어졌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성남FC 후원금 논란에 대해서도 이 후보를 공격했다.
이 후보는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의혹에 대해 “(김씨는) 5월 이후로 (주식을) 거래하지 않았다고 했는데 그 후 수십 차례 거래했다는 의혹이 나왔다”며 “주가 조작 피해자가 수천수만 명 발생했다”고 직격했다. 윤 후보는 “검찰이 2년 이상 별건의 별건을 거듭해가며 조사했는데 아직까지 문제점이 드러나지 않았다”며 “‘대장동 게이트’에 비해 작은 사건이지만 훨씬 더 많은 검찰 인원이 투입됐다”고 반박했다. 감정이 격해지자 “검사가 왜 그러시나”(이 후보), “매번 사실을 왜곡한다”(윤 후보) 등 가시 돋친 말이 오갔다.
정책 현안을 두고도 곳곳에서 충돌이 벌어졌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윤 후보를 겨냥해 “강성 노조는 반대하시면서 노동이사제는 찬성한다”며 “소신과 철학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윤 후보는 “한국수력원자력에 노동이사가 있었다면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은 없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