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경찰, 韓외교관 피해 수사 나서…"혐오범죄 아직 불명확"

입력 2022-02-11 15:33
수정 2022-02-11 15:34

미국 뉴욕 경찰(NYPD)이 한국 외교관의 '묻지 마 폭행'에 대해서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10일(현지 시간) 주유엔 한국대표부 소속 외교관이 전날 '묻지 마 폭행'을 당한 사건에 대해 NYPD가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뉴욕총영사관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NYPD와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면서 경찰로부터 이 같은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총영사관에 따르면 에드워드 머멀스틴 뉴욕시 국제관계청장도 이날 저녁 정병화 뉴욕 총영사와 통화해 "NYPD가 이 사건에 높은 관심을 두고 수사에 임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머멀스틴 청장은 통화에서 "이 사건이 혐오범죄인지는 아직 불명확하지만, 뉴욕시는 이러한 범죄 우려 해소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정 총영사는 철저한 수사를 통한 신속한 해결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50대 외교관 A 씨는 지난 9일 저녁 8시께 뉴욕시 맨해튼 한인타운 인근에서 택시를 잡으려고 기다리는 사이 신원 불명의 한 남성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 이 남성은 옆에서 갑자기 나타나 아무 말 없이 폭행을 저지른 뒤 그대로 달아나 아직 붙잡히지 못했다.

피해 외교관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퇴원해 자택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주유엔 한국대표부도 주유엔 미국대표부, 미 국무부, 뉴욕시 국제 담당 부서에 각각 연락해 협조를 요청하고 유사 범죄 재발을 막기 위해 신경 써 달라고 당부했다.

코로나 19 사태 이후 아시아계를 겨냥한 증오 범죄가 급증하는 가운데 한인타운과 가까운 번화가에서 한 나라를 대표하는 외교관을 겨냥한 이유 없는 폭행 사건까지 벌어진 데 대해 한인사회는 물론 다른 아시아 출신 외교관들 모두가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경찰은 아직 이 사건을 증오 범죄로 분류하지 않고 있으나, 용의자를 체포하면 범행 동기를 수사해 인종 증오 사건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