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예상 웃돈 물가에 긴축공포 재부상…나스닥 2%↓[뉴욕증시브리핑]

입력 2022-02-11 08:15
수정 2022-02-11 08:16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예상을 뛰어 넘은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미 국채금리가 급등한 영향으로 급락세를 보였다.

1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526.47포인트(1.47%) 떨어진 35,241.59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83.10포인트(1.81%) 하락한 4,504.0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04.73포인트(2.10%) 밀린 14,185.64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예상보다 높게 나온 CPI에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2%대로 급등하면서 지수를 일제히 끌어 내렸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계절 조정 기준 전월 대비 0.6%, 전년 동월 대비 7.5% 상승했다. 1982년 2월 이후 최고치다. 또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전월 대비 0.4% 상승, 전년 동월 대비 7.2% 상승을 모두 웃돌았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곡물을 제외한 근원 CPI도 전년 대비 6.0% 올랐다. 역시 1982년 8월 이후 최대폭이다.

CPI가 발표되자 당장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들썩였다. 전일 대비 10bp가량이 튀어 올라 단숨에 연 2%를 넘어섰다.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는 20bp가량 폭등하며 1.51%까지 올라섰다. 2020년 1월 이후 최고치다. 미 국채 단기물의 금리는 미국 중앙은행(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결정에 대한 시장의 예상을 나타낸다.

미 금리선물 시장은 연준이 3월에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할 가능성을 장중 최대 90% 이상 반영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지수는 장중 20% 이상 급등했다.

대표적인 비둘기파(통화 완화정책 선호론자)로 꼽히다가 작년부터 매파(통화 긴축 정책 선호론자)로 변신한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오는 7월1일까지 기준금리를 100bp가량 인상하는 걸 선호한다고 밝혀 시장의 긴축 공포를 부추겼다.

그는 "3월에도 50bp를 선호하지만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에 따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높은 물가 상승세와 국채금리 급등으로 대형 기술주들이 줄줄이 하락했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등이 2% 이상 하락했으며, 엔비디아와 테슬라도 각각 3%, 2% 이상 밀렸다.

예상치를 웃돈 실적을 발표한 우버도 6% 넘게 빠졌다.

다만 마이크론은 웨스턴디지털·키옥시아의 일본 반도체 공장 오염 발생에 따른 생산 차질 소식에 3.28% 올랐다. 전일 장 마감 이후 예상치를 웃돈 분기 순이익을 남긴 실적을 발표한 월트디즈니도 3% 넘게 올랐다.

S&P500 지수 내 11개 업종이 모두 하락했고, 부동산, 기술, 유틸리티 관련주가 2% 이상 하락하며 하락세를 주도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올해 3월 연준이 금리를 25bp 인상할 가능성은 13.0%, 50bp 인상 가능성은 87.0%에 달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3.95포인트(19.79%) 급등한 23.91을 기록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