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코로나 쇄국' 풀어라"…비판 목소리 높이는 외국기업들

입력 2022-02-10 17:54
수정 2022-02-11 01:11
외국인 입국을 전면 금지하는 일본의 ‘코로나19 쇄국정책’이 2년 넘게 이어지면서 국제적으로 비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크리스토퍼 라플러 주일미국상공회의소 특별고문은 10일 일본외신센터(FPCJ) 기자회견에서 “일본이 장기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인가라는 의문을 낳고 있다”며 일본 정부의 입국 규제 완화를 촉구했다. 그는 “일본의 입국 제한이 투자 결정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응답한 회원사가 64%에 달한다”며 “백신 완전 접종 등을 조건으로 입국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일미국상공회의소와 유럽비즈니스협회 등은 지난 3일 발표한 공동성명을 통해서도 일본 정부에 “과학적인 근거에 기초한 입국정책을 조속히 도입하라”고 요구했다.

코로나 쇄국에 따른 구체적인 손실 규모도 드러나고 있다. 지난달 말 주일독일상공회의소가 일본에 진출한 독일 기업 1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23%가 일본의 입국 제한 조치와 관련해 1억유로(약 1368억원) 이상의 손실을 반영했다고 답했다. 일본 사업을 축소하거나 다른 나라로 거점을 이전하려는 독일 기업도 각각 10%에 달했다.

코로나 쇄국의 피해는 일본 경제로 돌아가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해외 기업을 인수합병(M&A)하기 위해 협상을 시작하고도 기업 실사가 불가능해져 인수 작업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외국인 인재 파견업체인 파솔글로벌워크포스는 “인도네시아인 기능실습생 400명이 일본에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복지시설에 근무할 예정이던 이들이 입국하지 못하면서 일본인 직원들의 업무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이 회사는 지적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