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李, 文보다 폭주하고 尹은 2년 식물 대통령될 것"

입력 2022-02-10 16:26
수정 2022-02-10 18:26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1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 대해 "누가 되더라도 나라의 앞 날이 어둡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보다 더 독단적인 국정 운영을 펼치고 윤 후보는 극단적 여소야대 상황에서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서울 동교동에 위치한 다리 소극장에서 자신의 저서 '왜 대통령은 실패하는가' 출간 기념 청년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그동안 모든 대통령 선거가 그랬듯 최악이 아니라 차악을 선택하는 선거라고 한다"며 운을 뗐다. 이어 "이번은 다르다. 모조리 최악 중에 최악이 있으니 차악조차 없는 선거"라고 양 후보를 모두 평가절하했다.

김 전 위원장은 지금의 정치상황에서는 두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극단의 정치적 혼란이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후보가 당선될 경우 "문재인 정부보다 더 폭주할 것이 명백하다"며 "나라를 더욱 둘로 갈라 놓고 야당은 존재 의미조차 사라져버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 후보가 당선되면 "역사상 존재한 적 없는 극단의 여소야대 상황이 펼쳐져 임기 5년 중 특히 초반 2년 정도 식물 대통령으로 지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같은 정치적 혼란이 발생하는 이유를 "정치 구조 자체가 약탈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위원장은 "야당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여당을 주저 앉혀야 다음 정권을 가져올 수 있으니 협조하는 것보다 치열하게 공격하는 게 이익이라는 게임의 굴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전 위원장은 "지금의 정치권을 보면 대통령 후보가 어떤 전문 용어를 아느냐 모르느냐, 배우자가 어떻고 아들이 어떻고 이런 일에만 온통 관심이 집중돼있다"고 일갈했다. 그는 "문제의 핵심에 조금도 다가가지 못하고 있다"며 "그렇다면 누가 당선되든 결과는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김 전 위원장은 대안으로 권력구조 개편을 이야기했다. 그는 "청년 시대의 정치권이 활발해지기 위해서라도 지금의 권력 구조를 바꿔야 한다"며 "대통령이 아닌 국민이 중심이어야 하고 합의와 토론이 중심이 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전 위원장은 "모쪼록 나라 정치의 권력구조를 바꾸고 정치의 근본부터 세우는 일에 열정을 쏟으려 한다"며 "권력구조 개편의 확고한 실천의지를 보여주는 후보를 국민이 지지할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