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없어도 괜찮아"…'억대' 수입 전기차 판매 2배 넘게 증가

입력 2022-02-10 14:21
수정 2022-02-10 14:25

수입 전기차 시장이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전기자 보조금 혜택이 전혀 없는 억대 고가 수입 전기차 판매 증가세도 눈에 띄게 늘었다.

10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에서 수입 전기차는 작년 1월 대비 318% 급증한 502대가 팔렸다. 같은 기간 전기차 비중은 0.5%에서 2.9%로 크게 뛰었다.

이 기간 1억원 이상 수입 전기차도 판매 호조를 보였다. 1억원이 넘는 고가 수입 전기차는 지난달 287대 팔려 전년 동월(117대) 대비 2배 이상 판매량이 늘었다.

지난달 수입 전기차 베스트셀링카에도 1억2000만원대의 포르쉐 타이칸(109대)이 올랐다. 출시 당시 5990만원의 파격 가격으로 흥행몰이 한 메르세데스 벤츠 EQA(84대)를 제쳤다. 이어 BMW iX3(61대), BMW iX X드라이브 40(51대), 벤츠 EQC(50대)가 3~5위를 기록했다. 상위 5개 모델 중 타이칸을 포함해 2개 모델이 억대 전기차였다.


이 같은 고가 전기차 판매 증가는 전기차에 대한 관심 확대, 고급·수입차 선호 현상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 5년간 수입차 판매는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9년 92대에 그쳤던 1억원 이상 수입 전기차 판매량은 2020년 1304대로 폭발적으로 늘더니 작년에는 3118대까지 치솟았다. 작년 수입차 연간 판매량은 5년 전인 2016년과 비교해 약 23% 늘었다.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공급 제한 영향이 없었다면 증가 폭이 더 컸을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전문 브랜드 폴스타의 첫 번째 모델 '폴스타2', BMW iX 등 전기차 라인업이 다양해진 영향도 있다. 지난달은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 확정되지 않은 시기였던 만큼 보조금 정책과 무관한 고가 전기차 구매가 상대적으로 늘었을 가능성도 있다.

올해 전기차 보조금은 8500만원 미만 차량까지만 지급된다. 5500만원 미만 차량은 보조금 전액, 5500만~8500만원 구간의 전기차는 절반만 지급받는다. 8500만원 이상 차량은 보조금을 받을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은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 결정되지 않은 데다 보조금 물량이 풀리지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차량 판매는 다소 줄고, 대신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벗어난 전기차 판매가 지속되면서 판매량이 전반적으로 늘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