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포폴과 함께 수면마취제로 사용되는 케타민이 단기적으로 자살 생각을 없애주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8일(현지시간)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는 프랑스 몽펠리에(Montpellier) 대학병원 정신과 전문의 모크란 아바르 교수 연구팀이 자살 생각 증상이 심해 입원한 성인 15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에서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케타민은 향정신성 약물로 주로 마취제로 쓰이지만, 저용량을 투여했을 때 지속적인 항우울 효과가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가 적지 않아 우울증 치료에도 쓰인다.
보도에 따르면 연구팀은 임상시험 대상자들은 두 그룹으로 나눈 뒤 표준치료를 진행하면서 한 그룹에는 케타민 0.5mg/kg을, 다른 그룹에는 위약을 24시간 간격으로 두 차례에 걸쳐 투여했다.
케타민 투여 후 3일째 되는 날 시행한 자살 생각 척도 검사 결과 케타민 그룹은 63%, 위약 그룹은 32%가 자살 생각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6주 후에 자살 생각 척도 재검사를 했을 때는 케타민 그룹이 69.5%, 위약 그룹이 56%로 통계학상 의미를 부여할만한 차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 효과는 특히 주요 우울장애(major depression) 환자보다는 조울증(양극성 장애) 환자에게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자살 생각과 관련된 생물학·심리학적 메커니즘이 우울증과 조울증의 경우가 다르기 때문일 수 있다고 전문가는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국 의학저널(BMJ: British Medical Journal) 최신호에 발표됐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