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 씨가 '과잉 의전' 논란에 대해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과한 가운데, 국민의힘이 "동문서답식 사과"라고 비판했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수석대변인은 9일 입장문을 내고 "치밀한 계획 하에 지속되어 온 범죄행위에 대한 동문서답식 사과를 국민들께서 어떻게 지켜보셨겠냐"고 지적했다.
이어 "김혜경 씨는 공무원들을 사적 비서로 활용하고 업무추진비 등 공적 자금을 유용한 것, 대리 처방과 관용차 사적 사용 등에 대해 어느 사실관계도 밝히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또 이 대변인은 "채용의 주체이며 불법적 이익의 공동 수혜자인 이재명 후보의 관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라며 "수사, 감사를 핑계로 선거일까지 시간을 끌겠다는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으로 해명하지 않는다면 국민의 분노와 의구심을 결코 잠재울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김혜경 씨는 기자회견을 열어 "저의 부족함으로 생긴 일들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과잉 의전'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공직자의 배우자로서 모든 점에 조심해야 하고 공과 사의 구분을 분명히 해야 했는데, 제가 많이 부족했다"면서 "선거 후에라도 제기된 의혹에 대해 성실하게 설명 드리고 끝까지 책임을 질 것"이라고 했다.
앞서 경기도청 비서실 전 직원 A씨는 이 후보가 경기지사로 재직할 당시 도청 총무과 소속 5급 공무원인 배씨의 지시를 받고 김혜경 씨를 위해 약 대리 처방, 음식 배달, 옷장 정리 등 개인 심부름을 했다고 폭로했다.
또 심부름 과정에서 A씨의 개인 카드로 반찬거리 구매 금액을 먼저 결제한 뒤 나중에 경기도의 법인카드로 재결제하는 '바꿔치기 결제'를 했다는 주장도 나와 파장이 일었다. 더불어 A씨가 이 후보 부부 아들의 퇴원 수속을 대신하는 과정에서 경기도 관용차를 이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