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바다에 버려지는 폐어망을 스마트폰 소재로 재탄생시키기 위해 공을 들였다.
삼성전자는 9일 밤 12시 신제품 공개행사인 '갤럭시 언팩'을 열고 '갤럭시S22' 시리즈에 해양 폐기물인 폐어망을 재활용한 친환경 소재를 탑재한다고 밝혔다.
폐어망은 수명이 다한 어망이나 버려진 어망으로, 해양 생물뿐 아니라 천연 생태계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10년 이상 재활용 소재와 관련 기술을 꾸준히 연구해 왔다. 이 과정에서 현재 해양 환경에 가장 큰 위협인 플라스틱 폐기물 중 하나인 폐어망에 주목했다.
삼성전자는 폐어망을 갤럭시 기기에 사용할 수 있는 고성능의 소재로 만들 수 있는 솔루션을 찾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일반적으로 어망은 일명 '나일론'으로 불리는 폴리아미드(polyamides) 소재로 만들어진다. 폴리아미드 소재는 습기 및 수분에 취약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데, 장시간 해수와 자외선에 노출되며 폴리아미드 소재(어망) 고유의 물성이 저하돼 있어 해양에서 수집된 폐어망을 바로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업계 전문가와 협업해 폐어망을 분리, 절단, 청소 및 압출하여 폴리 아미드 수지 펠렛(polyamide resin pellets)으로 변환하고, 폴리머 소재를 개발하는 파트너사와 협력해 갤럭시 기기에 사용 가능한 플라스틱이 될 수 있도록 최적화하는 연구 과정을 진행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해당 재활용 플라스틱 소재는 모바일 기기에 사용이 적합한 내구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기계적 물성 및 열 안정성 관련 검증을 수차례 진행했다"며 "결과적으로 일반 플라스틱의 품질과 99% 유사한 수준의 품질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폐어망을 재활용한 플라스틱 소재를 20% 정도 사용한 새로운 소재를 개발해 갤럭시S22 시리즈 스마트폰 내부의 키 브래킷(key bracket)부품과 스마트폰 내부 S펜 커버 부품에 적용했다.
삼성전자는 "폐여망 재활용 소재를 갤럭시 S22 시리즈뿐 아니라 전체 제품 라인업으로 확대 적용 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올해에만 약 50톤 이상의 폐어망을 재활용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폐어망을 재활용한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것 외에도 PCM(Post-Consumer Materials)을 재활용한 플라스틱을 스마트폰, 웨어러블, 충전기, 폰케이스 등에 활용하고 있다.
회사가 사용하고 있는 재생 폴리카보네이트(Polycarbonates)에는 약 20%의 PCM이 포함된다. 이 물질은 고품질의 기계식 재활용 공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삼성전자는 폐물병(PC소재) 또는 CD 케이스를 분쇄하여 작게 만들고, 이를 세척 및 압출한 후 오염이 없는 균일한 상태로 만들어 냈다.
여기에 플라스틱 원재료와 다른 첨가제 등을 추가해 친환경적이면서도 삼성의 고품질 기준에 맞는 새로운 소재로 탄생시켰다. 해당 소재는'갤럭시 S22' 시리즈 내부의 전원과 볼륨 키에 적용됐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PCM을 재활용한 플라스틱에 유리 섬유(Glass fiber) 등을 추가해 기계적인 물성을 보강해 또 다른 재활용 플라스틱을 만들어 스피커 모듈에도 적용했다.
스피커는 기능 특성상 작은 진동이 많아 새로운 소재로 변경하기가 쉽지 않은 만큼, 삼성전자는 친환경 소재로 적용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부연▽했다.
삼성전자는 "더 나은 지구 환경을 위해 끊임없는 혁신 기술 개발에 노력할 것"이라며 "갤럭시S22를 통해 목표를 향해 한걸음 더 가까이 가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